지난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답안지에 답을 표시하는 ‘컴퓨터용 사인펜’이 불량해 시험을 망쳤다는 수험생들의 이의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수능 문제·정답 이의 신청 게시판’에는 15일 오전 기준 컴퓨터용 사인펜과 관련한 이의신청이 15건으로, 전체 이의신청(62건) 중 약 24%를 차지했다.

사인펜 문제를 제기한 수험생들은 수험장에서 일괄 지급된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OMR 카드에 답을 적는 과정에서 잉크가 번지거나 불량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능 당일 13일 오전 8시31분 올라온 2026학년도 수능 필기구. 온라인 커뮤니티

한 수험생은 게시판에 “종료 5분 전 답지를 마킹하는데 사인펜이 심하게 번져 다른 선지 답안에 색칠이 됐다”며 “답안지 전체를 바꿔야 하는데 시간이 충분치 않아 그대로 제출했다. 번짐 현상으로 표기가 잘못된 것을 수정해달라”고 적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사인펜 잉크가 쏟아져 펜을 두 번이나 교체했다”며 “교체되는 동안 평정심을 잃어 시간 조절이 어려웠다”고 했다.

영어 영역 게시판에서는 “컴퓨터용 사인펜 불량으로 OMR 답안지를 3번 교체했다”며 “이 과정에서 감독관이 답안지와 사인펜을 늦게 교체해줘 마지막 답안지를 작성할 때 답을 다 옮겨 적지 못한 채로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 작성자는 “(온라인) 블로그에서 어떤 수험생은 같은 일(사인펜 불량)이 일어나자 감독관이 따로 시험 본부로 불러 정답 마킹을 하게 해줬다는 글을 봤다”며 “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대처한 것은 공정성이 어긋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들 수능 이의 신청은 수능에서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되는 영어(16건), 국어(12건)에서 이의 신청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공계 수험생의 응시가 많아 ‘사탐런’이 발생한 ‘사회탐구’ 게시판에는 21건의 이의 신청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