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전 과목의 난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1교시 국어 영역은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학원가에선 국어 영역은 이른바 ‘불국어’라고 판단했다.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 시험 시간표. 정창현 기자


15일 입시학원가에 따르면 이번 수능 직후 전문가들은 주요 과목에서 다소 어려웠다고 평가했지만 수험생들은 상당히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특히 국어의 경우 수험생 사이에서는 ‘불(火)국어’라는 원성이 터져나왔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지문이 길고 생소한 개념을 소재로 다뤄 내용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반응이다.

과학(열팽창계수를 다룬 10~13번), 철학(칸트를 다룬 14~17번) 지문이 연속으로 나오는 등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출제되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법과 과학 용어가 담긴 지문이 출제되는 등 까다로운 문항이 곳곳에 배치됐다.

수험생들은 보증, 담보에 관한 설명의 4~9번 지문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행정 시험이나 변호사 시험에 나올 법 내용이 나와서 이해하는 데 한참 걸렸다”고 반응했다.

수능 당국은 국어 영역 EBS 교재 연계율이 53.3%로 가장 높았다고 했지만 수험생들은 고개를 가로져었다.

이에 따라 상위권에서도 문·이과 모두 국어가 주요 과목에서 변별력을 가르는 핵심 과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입시 업체들에서는 국어 선택 과목 예상 표준점수 최고점은 '화법과 작문' 143~145점, '언어와 매체' 147~149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적정 난도를 140점으로 보는데, 이보다 높으면 어렵다고 평가한다.

학원가에선 국어 1등급 컷이 6~7점 낮아져 주요 의대 합격선이 1~2점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원 수능 출제위원장은 13일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원가에선 "대국민 뻥이었다"고 하는 등 전혀 다른 진단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