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의 '현장 포착'은 길을 가다가 또는 머무른 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면을 사진으로 독자에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별난 모습'을 싣습니다. 더경남뉴스에서 동시에 운영 중인 '순간 포착' 코너는 '현장 포착'보다 시간이 짧은 '찰나'에 중점을 둡니다. 많은 관심과 제보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이번 '현장 포착'은 공사 현장입니다. 지난 11일 경상국립대 경남 진주 칠암캠퍼스 체육관 외벽 공사장 근처에서 찍었습니다.

폭염의 별난 여름을 보내고 캠퍼스 가을 분위기를 느껴보기 위해 교정을 거니는데 주차된 모든 차량에 비닐이 덮혀 있더군요. 생갱한 광경에 궁금했습니다.

몇 걸음을 걸으니 30대로 보이는 젊은이가 비닐을 걷고 있더군요. 물었습니다. 근처 체육관 공사로 도색을 해 덮어 놓았다고 하더군요.

승용차들에 큼지막한 투명 비닐을 씌워진 모습. 저 멀리 체육관 공사장이 보인다.

승용차에 비닐이 씌워진 모습

기자가 "건물 도색과 비닐 씌운 것과 무슨 상관이 있어요?"라고 우문을 했더니 "페인트를 칠하는 과정에서 아주 작은 페인트 알갱이가 날려 차량 펌프 등에 내려 앉는다"는 현답을 하더군요.

그제서야 무릎을 쳤습니다. 미세먼지와 같은 페인트가 날아와 내려 앉으면 닦아내야 하고, 민원이 되기에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이라고 하더군요.

기자가 "이게 다 공사비에 들어가 있을텐데···"라고 하니 이 젊은이는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런 정도는 오래 전부터 감당해 왔다는 듯.

하지만 공사장과의 거리가 눈대중으로 길게는 100m 정도 돼 보이고, 이 거리까지 비닐을 씌워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람도 없었습니다.

요즘 공사 현장에선 위험 요인 말고도 챙길 게 엄청 많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을 캠퍼스 가을 정취 속에서 보고, 담아 왔습니다.

체육관 공사가 끝나고 업체 젊은 직원이 승용차에 씌워 놓았던 비닐을 걷고 있다.

한 승용차의 비닐은 부풀어져 있다.

공사장에서 70~100m 정도 거리의 건물 옆에 주차된 차량들. 비닐로 덮어진 차량은 대략 20대는 넘어 보였다.

비닐로 덮어진 차량과 저 멀리 공사장 위엔 중천의 해가 저물고 있다.

다시 봐도 비닐에 싸여진 승용차 모습은 묘하다. 자주 보기도 어려운 광경이다. 이상 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