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76) 씨가 5일 세상을 떠난 '국민 배우' 안성기(74) 씨와 60여 년 지기였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두 사람은 서울 경동중 동기동창이었다.

안 씨의 생년월일은 1952년 1월 1일(실제 1950년 11월 28일)이고, 조 씨는 1950년 3월 21일생으로 알려져 있다. 조 씨가 8개월 먼저 태어났다.

중학교 시절 소풍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안성기 씨와 조용필 씨. KBS 유튜브

둘은 중학교 3학년 때 짝꿍이었다.

둘간의 친분은 서로의 집이 오갈 정도로 친했다. 안 씨의 집은 서울 돈암동, 조 씨의 집은 정릉이었다.

조 씨는 1997년 KBS ‘빅쇼’ 출연해 "(안성기는) 저하고 중학교 동창이면서 같은 반이었다. 제가 29번이었는데, 성기는 바로 제 짝인 30번이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안성기는 학교에서 머리를 기른 딱 한 명의 학생"이었다고 했다. 당시 안 씨는 아역 배우로 활동 중이었다.

조 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성기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얄개전'(1965년)늘 상영하던 서울 아카데미극장에 나를 비롯한 친구들을 초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크리스마스 때인가, 집에서 저를 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는데 성기가 밖에서 부르더라.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며 "아버님이 성기와는 얼마든지 놀아도 괜찮다고 허락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안 씨는 당시 스타였다.

안 씨는 이 프로에 게스트로 깜짝 등장해 조 씨의 기타 반주에 맞춰 애창곡인 페기 리의 '자니 기타(Johnny Guitar)'를 함께 불렀다.

안 씨는 노래를 부른 뒤 "친하기는 하지만 조용필 옆에서 하니 좀 떨리기도 하고 영광스럽다"며 "20집 정도에서 또 만나 그때는 더 구수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 씨는 이 때부터 27년 후인 2024년 20집을 발표했다. 하지만 안 씨가 2019년부터 혈액암 투병을 하면서 방송 등 공개 석상에서의 재회는 이뤄지지 못했다.

안 씨는 이어 2018년 조 씨의 데뷔 50주년 기념 릴레이 인터뷰 첫 주자로 나서 "(조용필은) 조용한 모범생이어서 가수가 될 지 꿈에도 몰랐다. 신만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할 정도로 누구도 그런 기미를 채지 못했고, 자기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을 하게 될 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가창력은 물론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는 창작 의지, 이런 것들은 정말 귀감이 된다"며 거인이라고 치켜세웠다.

둘은 공동 작업도 했다.

조 씨는 친구 안 씨가 출연해 한국 최초로 관람객 천만 명을 넘긴 영화 '실미도'(2003년)에 자신의 정규 18집 타이틀곡인 '태양의 눈'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지원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오페라와 록이 결합돼 강렬하고 웅장해 684 북파부대의 비극적 실화를 다룬 '실미도'와 잘 어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씨는 안 씨가 출연한 영화 ‘라디오스타’(2006년)에 자신의 노래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사용을 흔쾌히 허락했다.

안 씨는 또 2009년 모친의 장례식을 조용히 치르면서 모친이 생전에 잘 알았던 조용필을 비롯한 일부 친구에게만 연락했다.

배우 안성기 씨와 가수 조용필 씨는 2013년 대중문화예술상 최고 영예인 은관문화훈장을 나란히 받았고 훈장을 받은 뒤 둘은 팔짱을 끼고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