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배 과수원 병해충 2~3월 방제해야"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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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4 04:04 | 최종 수정 2022.09.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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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배 과수원의 병해충 밀도를 낮추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3월에 철저한 방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농진청에 따르면 최근 기후 변동성이 심해짐에 따라 주경배나무이(기존 꼬마배나무이), 과수화상병 등 주요 병해충에 의한 배 과수원 피해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경배나무이는 배 열매와 잎에 해를 가하며 그을음병을 일으키는 해충으로, 그간 국내에서 꼬마배나무이로 알려져 왔다.
농진청은 지난해 8월 곤충 종을 분류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일부를 증폭해 유전 분석을 마친 결과, 그간 국내 배 과수원에서 발생한 꼬마배나무이(C. pyricola)가 주경배나무이(C. jukyungi)임을 확인했다.
배의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주경배나무이 피해를 줄이려면 해충이 알을 낳기 위해 나무 위로 오르는 시기에 맞춰 방제 약제를 뿌려야 한다.
주경배나무이 어른벌레의 나무 이동 시기는 중부 지역(수원, 천안 등)을 기준으로 2월 1일부터 하루 최고기온이 6도 이상인 날의 누적 일수로 계산한다. 누적 일수가 16~20일이 되면 배나무의 거친 껍질 밑에서 겨울을 나던 어른벌레의 약 80%가 나무 위로 이동하는데 이때 반드시 방제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 기온이 중부 지역보다 온화한 남부 지역에서는 주경배나무이 이동이 더 빨라지므로 방제를 서둘러야 한다.
농진청 조사 결과, 지난해 남부 지역(전남 나주시)에서는 1월 말부터 주경배나무이가 나무로 이동하는 것이 관찰됐다.
또한 2월 5~7일에 약 52%, 2월 12일에 약 80%가 나무 위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돼 방제 적기가 중부지역보다 10일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경배나무이 밀도를 초기에 억제하고 알 낳는 것을 막으려면 물 500리터(L)당 기계유유제를 12.5∼17리터(L)씩, 30~40배 희석해 뿌린다. 다만 줄기마름병이 많이 발생하거나 찬 기운이 정체돼 언 피해가 잦은 농가는 기계유유제 대신 주경배나무이 적용 약제를 방제 적기에 뿌리도록 한다.
아울러 과수화상병 등 배나무 주요 병 피해를 예방하려면 꽃눈의 발육 단계와 그 시기 날씨를 고려해 약제를 뿌리되, 예방 약제로 사용되는 석회유황합제는 약 피해가 없도록 3월 이내 살포를 마쳐야 한다.
우리한국배연구회 권상준 회장은 “배나무 생육기 병해충 밀도가 높으면 수확기까지 방제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월동 직후 적기 방제로 초기 밀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홍성식 소장은 “방제 적기를 놓치면 주경배나무이가 나무로 이동한 뒤 알 낳는 시기도 빨라지므로 개화기와 생육기에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