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제주에서 유세를 시작해 부산·대구·대전을 거쳐 서울에서 마무리했다.
이날 밤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 때는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당내 경선에서 겨뤘던 유승민 전 의원이 한자리에서 ‘원팀’ 유세를 했다. 참석이 예상됐던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4년 만에 받는 건강검진일이라서 하루종일 건대병원 건강검진실에서 보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마지막 결승점을 1위로 통과할 수 있게 압도적 지지를 해달라”며 “이번에 제대로 심판해주시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신속하게 합당하고 민주당 내 양식 있는 훌륭한 정치인들과도 협치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제주 유세에서 “날씨가 너무 좋다”며 연단에 오르자마자 재킷을 벗은 뒤 마이크를 잡았다. 윤 후보는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많이 병들었다”며 “민주당 정권의 각종 부정부패가 다 은폐되고 묻히는 거 보지 않았나.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을 겨냥해 “(집권 시) 저를 탄핵하겠다고 떠들고 다닌다. (탄핵)할 테면 하라”며 “제게는 막강한 정치적 지지 세력이 있다. 바로 국민”이라고 톤을 높였다.
윤 후보는 이어 부산 유세에선 안철수 대표와 함께 연단에 올랐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 결심한 안철수”라고 소개하며 정권교체를 해달라고 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당선인이 되면 균형 발전을 위해 부산과 부산시민에 (지역 개발) 권한을 갖게 해달라고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윤 후보는 “지금 우리 기업 돈 많다. 우리 은행 시퍼렇게 빵빵하다”며 “지금은 정부가 나서서 감 놔라, 팥 놔라 하면 은행·기업 다 도망간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루스벨트’식 경제 부흥 공약에 대해선 “1930년대 미국의 뉴딜 정책을 본떠 부자들에게 세금 왕창 뜯어다가 재정을 투자하고 공공사업을 벌여 경기부양을 시키겠다고 하고 있다”며 “나라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은 하나’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윤 후보는 “우리는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 모두 하나”라며 “모두 공정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똑같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은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끼리의 야합이 아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라는 가치 아래서 거기 동의하는 분들과의 통합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구 유세에선 “대구는 제 정치적 고향”이라며 “결승선까지 죽기로 뛰어야하는데 마지막에 이 서문시장에서 기 받고 갈랍니다”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제니 내각제니 할 것 없이 공직자들, 정치인들이 국민을 주인으로 알고 머슴으로 성실하게 공복 노릇 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했다.
마지막 유세 무대는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됐다. 서울의 중심이자 지난해 4·7 보궐선거 압승을 상징하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승리 의지를 다졌다.
윤 후보는 오후 8시3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이준석 대표, 유승민 전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과 함께 공동 유세를 했다.
그는 광장을 매운 지지자들에게 "이제 대장정의 마라톤이 거의 끝나간다. 이제 스타디움에 들어왔다. 여러분의 응원과 압도적 지지로 이제 내일 결승선을 1등으로 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 제대로 한번 바꿔보겠다"며 "민주주의가 뭔가. 위정자, 정치인, 공직자가 국민을 주인으로 제대로 모시는 게 민주주의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민주당 정부의 부동산 실정과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 등을 비판하면서 "그들이 정권 잡아 한 짓은 국민을, 어려운 분들을 고통에 몰아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선되면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야당과 협치해야 한다"며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로 정부를 맡게 되면 안철수 대표, 국민의당과 신속하게 합당해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장경제 그리고 안철수 대표의 과학과 미래를 결합해서 국민 여러분을 주인으로 편안히 모시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과도 멋지게 협치해서 국민 여러분께 통합을 선사하고 경제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쉰 목소리로 "이 함성과 응원, 격려 잊지 않겠다. 사랑합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존경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어퍼컷을 여러 차례 날렸으며, 지지자들은 "정권교체 윤석열!"을 계속 외쳤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후보와 교제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배우 김부선씨, '굿바이 이재명' 저자 장영하 변호사,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도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김 씨는 “내일 세상이 밝히면 우리가 승리하면 옥수동 누나가 광화문에서 레깅스 입고 깐느(칸·Cannes) 댄스(를 추겠다)”고 약속했다.
김 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여배우 스캔들’의 당사자로 알려져있다. 이날 김씨는 검은 색 코트에 국민의힘 당색인 빨간 색 마스크 차림을 했다.
“제주도가 낳은 세계적인 깐느 배우 옥수동 누나”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씨는 “반갑습니다. 저 사실은 너무너무 윤 후보 얼굴 보고 싶었는데 못 나와봤다”고 말했다.
한껏 흥이 오른 목소리로 김 씨는 “오빠들 놀이에 처음 와봤다”며 “아까 (유튜브) 라이브ㅡ하고 이렇게 바로 의견 맞아서 왔다”고 했다. 김씨와 장 변호사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오후 5시부터 진행된 생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이재명은 사기꾼, 가짜 짝퉁”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서울광장 유세를 마친 뒤 저녁 10시 30분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난해 6월 29일 시작된 253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강남의 청중은 주로 청년들이었다. 윤 후보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즉흥 연설을 마친 후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응원이 이어지자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이후 청년들과 함께 애국가 1절을 불렀다. 제창이지만 분위기는 콘서트장의 떼창 같았다.
윤 후보는 “마지막 유세를 여러분과 함께한다. 청년이 멋진 꿈을 꿀 수 있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유세를 시작했다.
이어 “청년의 희망이 기죽지 않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며 “여러분이 역량을 발휘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나오게 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국민 세금을 거둬선 안 된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기업이 성장하고 청년이 기회를 누리도록, 일자리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청년을 위한 주거 문제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도 바로 우리 청년들의 열렬한 지지 아니었냐”며 “잊지 않겠다. 강남역에서 청년들과 대통령 선거의 마지막 유세를 하게 돼 뜻깊고 기쁘다”며 거듭 고맙다고 했다.
이어 “청년들을 국정에 많이 참여시키겠다고 약속했는데 꼭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여러분이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여러분과 함께 청년을 위한 정책과 나라를 위한 계획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