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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경남 사천서 공군 전투용 훈련기 2대 충돌 후 추락···학생조종사 등 4명 순직(독자 제보 사진들)

이륙 5분만에 충돌…비상 탈출도 허사
최초 국산 훈련기로 공중충돌 사고 처음
공군, 사고대책본부 구성해 원인 조사 중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4.01 14:58 | 최종 수정 2022.04.03 15:53 의견 0

1일 오후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 소속 전투용 훈련기(KT-1) 2대가 비행 훈련 도중에 충돌해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학생조종사 등 조종사 4명이 순직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6분쯤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상공에서 비행 훈련 중이던 공군 전투훈련기 2대가 부딪혀 사천읍교회 뒤 야산에 추락했다.

학생조종사 등 조종사 4명은 낙하산으로 탈출했으나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1일 오후 1시 37분쯤 경남 사천시 정동명 고읍리 야산에 공군 전투훈련기(KT-1) 1대가 추락했다.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천 독자 정덕기 씨 제공

사고는 이날 오후 1시 32분쯤 공중비행 훈련을 위해 이륙한 KT-1 전투훈련기와 곧이어 계기비행으로 이륙한 KT-1 전투훈련기가 비행기지 남쪽 6km 지점 상공에서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두 훈련기가 연달아 이륙한 지 5분 만에 사고가 난 것이다.

계기비행은 조종사가 직접 맨눈으로 지형지물 등을 파악하는 시계비행과 달리 항공기 위치 등이 장착된 계기에만 의존하는 비행 방식이다.

추락한 2대는 복좌(2인승) 형태로, 학생조종사 1명(중위)과 비행교수(군무원) 1명 등 2명씩 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사고 직후 2대에서 모두 비상탈출을 했지만 4명이 모두 순직했다.

KT-1은 국내 기술로 설계·개발된 첫 국산 전투훈련기로 지난 2000년 8월부터 실전에 배치됐다. 학생조종사들이 '기본과정 교육'을 받을 때 활용되는 교육용이며 무장은 돼 있지 않다.

사고 주변에는 민가가 있으나 확인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 전투훈련기의 잔해. 사천 독자 정덕기 씨 제공
추락한 전투훈련기 잔해. 사천 독자 정덕기 씨 제공
근처에서 일하던 주민이 크게 놀라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독자 정덕기 씨 제공

경찰은 “전투훈련기 2대가 훈련 중 부딪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내용과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남 소방당국은 소방차량 14대와 소방헬기 2대, 소방관 35명을 현장에 투입, 구조 및 진화 작업을 벌였다.

공군은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사고 원인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투훈련기가 추락한 산골짜기에 연기가 자욱하다. 사천 독자 정덕기 씨 제공
공군 사고수습 관계자들이 사고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천 독자 정덕기 씨 제공

KT-1이 공중에서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지난 2003년 11월, 이날 사고가 난 부대에서 비행교육 중 KT-1이 추락한 사례는 있었다. 당시 공군은 "사고 원인 조사 결과 조종사의 엔진전자제어장치 스위치 조작 잘못으로 사고가 났다"고 발표했었다.

한편 올해 들어 발생한 공군 비행사고는 1월에 F-5E 전투기가 연료 누설로 엔진에서 불이 나 경기 화성시 야산에 추락했고, 스텔스전투기인 F-35A도 조류와 충돌해 랜딩기어 이상으로 비상착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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