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1
지난 21일 조규일 경남 진주시장은 진주시장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조 시장은 다음날인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진주 시정은 22일 자동으로 부시장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 사례2
경기 성남시의회 윤창근 의장이 지난 3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성남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도 마쳤다. 그런데 지금도 성남시의회 의장직을 공식 수행하고 있다.
# 사례3
국민의힘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 후보는 4월 30일 국힘의 시장 후보가 됐다. 각 당의 많은 지역 최종 후보가 '후보'라고 쓰는데 아직도 보도자료에 '예비후보'라고 쓰고 있다. 선관위 후보 정식 등록은 5월 12~13일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식 출마 선언 ▲선관위 후보 등록 ▲현직의 직무수행 등과 관련한 기준을 무척 헷갈려 한다.
광역시장·도지사와 시장·군수가 출마를 하려면 언제까지 공직을 그만 두어야 할까? 공식 출마 선언 때인가, 예비후보 등록 때인가? 현직 시도와 시군 의원은 선관위 선거등록일까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가?
법적인 부문과 각 당의 준칙으로 나눠 따져 보자.
◇ 중앙선관위 기준
시장·군수와 같은 단체장 공직을 수행 중인 사람은 '예비후보 등록일'에 직무가 중지된다.
국회의원이나 공무원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려면 등록신청 전에 사직을 해야 한다. 예비등록을 하려 갈 때 사직서를 지니고 가야 한다는 말이다.
조규일 진주시장의 경우 진주시장 출마를 공식선언 했지만 출마를 선언한 이날 시장의 업무가 중단된 것이 아니다. 조 시장은 다음날 사직서를 갖고 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것이다.
따라서 직무 중지는 예비후보 등록일이고 이날 부시장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현행 지방자치법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부단체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 하남시의 김상호 시장도 4월 28일 예비후보로 등록해 이날로 시장 업무가 중지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 시장·도지사의 '예비후보 등록'은 2월 1일, 시장·구청장과 시·도 의원 및 구·시 의원의 예비후보 등록은 2월 18일에 시작됐다. 다만 군수와 군의원 예비후보 등록은 한달 뒤인 3월 20일부터 시작됐다.
이는 아무래도 인구 규모가 큰 곳은 관련 사무가 많고,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면면을 쉽게 알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후보 등록 때 제출해야 할 것은 ▲주민등록표 초본 등 피선거권에 관한 증명서 ▲전과기록에 관한 증명서 ▲정규학력에 관한 증명서 ▲후보자 기탁금의 20%(광역 시장·도지사 1000만원, 시장·구청장 200만 원, 시·도의원 60만 원, 구·시의원 40만 원)를 제출해야 한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선거사무소 설치(간판·현판·현수막 게시) ▲선거운동용 명함 배부(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등 포함) ▲어깨띠 또는 표지물 착용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으로 선거운동 문자메시지 전송 ▲전송대행업체에 위탁해 선거운동용 전자우편 전송 ▲선관위가 공고한 수량(선거구 안에 있는 세대수의 10% 이내)의 범위 내에서 1종의 예비후보 홍보물 발송 등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시장·구청장 예비후보는 선거공약 등을 게재한 예비후보 공약집 1종을 발간해 통상적인 방법(방문판매 제외)으로 판매할 수 있다.
또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이번 선거부터 후원회를 둘 수 있으며 선거 비용 제한액의 50%(후원회 지정권자가 동일한 예비후보 및 후보 후원회는 합해 선거비용 제한액의 50%)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의회의 경우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일부 지방의회 의원 선거구 구역표 등의 효력이 상실(2022. 1. 1.자) 됐다. 하지만 보완 입법 시행일까지 종전 선거구 구역표 등을 적용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 지방의회 의원의 예비후보 등록은 종전 관할 선거구 선관위에 하면 된다.
<헌법불합치 결정 선거구구역표 등>
○ 공직선거법 제26조 제1항 【별표 2】 시·도 의회 의원지역 선거구 구역표 중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지역 선거구’, ‘경상북도의회 의원 지역 선거구’
○ 서울특별시 자치구의회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 【별표】 서울특별시 자치구의회 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 정수 중 마포구, 강서구, 강남구
예비후보의 홍보물 발송은 언제부터 가능할까?
예비후보 홍보물 발송량 공고는 지난 1월 22일에 했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가구수의 10분의 1만큼 우편물을 무작위로 순차적 나눠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후보들은 단 두명만의 경선후보나 최종후보 확정 때까지는 대체로 홍보물을 보내지 않는다. 중간에 낙마하면 말캉도루묵이 되기 때문이다.
예비후보 등록에 필요한 사항과 선거운동 방법 등에 관련한 궁금한 사항은 국번 없이 1390번으로 전화하거나 관할 선거구선관위에 문의하면 된다.
단독이거나 경선으로 각 당의 최종 후보가 됐을 때 곧바로 후보로 쓸 수 있을까? 못 한다. 후보 등록일은 아직 날짜가 많이 남았다. 5월 12~13일 이틀 간 한다. 선거법에 선거일 전 20일부터 2일 간만 등록을 한다.
하지만 후보자나 언론에서는 그 당의 후보라고 쓰고 있다. 후보는 이미지 메이킹 때문에, 언론은 편의상 쓰지만 잘못이다. 국민의힘 신상진 성남시장 최종 후보처럼 '후보'가 아닌 '예비후보'라고 쓰는 것이 맞다.
◇ 각 당의 기준
당헌·당규에 따른 기준이 다양해 가점과 감점에 관해 헷갈려한다. 각당이 모두 이 제도를 도입했다.
모두가 정치 신인, 여성, 청년에게 가점을 주고 있다. 탈당자의 복당자는 당에 따라 다르다.
가산점과 감점은 중복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한 후보에게 여러 가산이나 감점 규정 적용이 가능하면 가산은 가장 유리한 것을, 감산은 가장 불리한 것으로 적용한다. 예를 들어 A 후보가 여성, 정치신인 등의 가점이 되지만 가점을 합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높은 가점만 적용된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도 감점·가점에 따라 컷오프 되는 등 이변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다자 대결 지역은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정치 신인에게 주는 가점과 탈당·무소속 출마자를 감점하는 경우 후보의 지지율에서 적용률을 더하거나 빼는 것이지 가점·감점 수치를 더하거나 빼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20% 가점 적용 후보가 경선에서 20% 지지를 받았다면 20% 지지율에 가점 20%의 4%(20X0.2)를 더해 합계 24%를 얻게 된다. 20% 가점 적용 후보가 10%의 지지율을 얻었는데 합계 30%가 아니란 말이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2019년 5월 29일 당헌·당규 개정에서 정한 후보별 감점·가점 적용을 후보 경선뿐만 아니라 후보 심사에도 적용한다. 경선은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50%를 합산한다.
민주당 당규 제10호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규정’ 34조는 공직후보 심사에서 여성, 청년, 노인, 장애인, 다문화이주민, 사무직당직자, 보좌진 및 당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자에 대하여 심사결과의 100분의 10 이상 100분의 25 이하의 범위에서 가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치신인에 대해서도 심사결과의 100분의 10 이상 100분의 20 이하의 범위에서 가산하도록 되어 있다.
또 전·현직 중앙당 당직자에게 25%까지의 가점이 있고 감점은 선거일 전 150일 전 기준 최근 4년 이내 탈당한 경력이 있는 자에게 25%가 적용된다.
실제 4월 27일 결과가 발표에서 가점과 감점에 웃고 울었다.
3파전이었던 전주시장 경선에서는 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가 40.42%를 얻어 조지훈 전 전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36.97%)과 유창희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22.61%)을 꺾었다.
우 후보는 권리당원(34.91%)과 안심번호(37.33%) 합산에서 조 후보에게 7%포인트 가량 뒤졌으나 신인 가산점 20%가 반영돼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25∼26일 실시한 2명이 맞붙은 임실군수 경선에서는 공천 배제된 뒤 재심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한병락 예비후보가 53.79%를 얻어 46.21%를 얻은 한완수 예비후보를 눌렀다.
당초 한병락 후보는 권리당원(53.76%)과 안심번호(42.68%)를 얻어 한완수 후보(권리당원 46.24%·안심번호 57.32%)보다 7%포인트 이상 뒤졌다.
하지만 전북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한완수 후보는 도의회 의정활동 하위 20%에 포함되는 바람에 20% 감점이 적용돼 쓴잔을 마셨다.
국민의힘의 경우 책임당원 선거인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한다.
국민의힘은 또 정치 신인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에 주안점을 뒀다. 지난 3월말과 4월 1일에 각각 발표했다.
광역단체장 후보가 정치신인이면 10% 가산점을 준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중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신인과 청년·여성·장애인·국가유공자에게는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최대 20% 가산점을 부여한다. 정치신인은 선거 출마 경험이 없는 사람으로 한정했다. 임명직인 장관을 지냈어도 출마 이력이 없으면 정치 신인으로 간주한다.
또 합당한 국민의당 당협위원장에게는 정치신인 가산점 혜택을 그대로 두었다. 또 지난 3월 말에 현역 의원이 시장과 도지사, 기초의원 등에 출마하면 10%, 5년 이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사람에 대해서도 15%를 감점하기로 결정했다.
사퇴 시한을 못 지켜 후보에서 물러난 경우도 있다.
이상식 전 국무총리 민정실장(전 대구 및 부산 지방경찰청장)은 4월 24일 그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경기 용인시장 후보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 전 후보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당의 지역위원장 사퇴 시한인 3월12일까지 사퇴해야 했으나 이를 넘겼다. 그는 “대선 패배 직후 멘붕 상태였고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겨를도 없이 3일이 후딱 지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 비상대책위는 시도 당위원장, 사무총장, 비대위원장의 대선 기여 동의서를 받는 등 구제 방안을 제시해놓고 정작 제 건만 부결시켰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재명 후보 법률지원단 부단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어 “지역위원장 사퇴 시한은 공직자 사퇴 시한처럼 법률에 명시된 강제 규정도 아니어서 유연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