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월드스타' 강수연 55세로 영면
네 살에 데뷔…'씨받이'로 세계 3대 영화제 첫 수상
문화행정으로 보폭 넓혀…9년 만에 스크린 복귀 앞두고 비보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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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7 17:57 | 최종 수정 2022.05.0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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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월드스타' 영화배우 강수연 씨가 7일 오후 3시쯤 55세의 젊은 나이로 별세했다.
강 씨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후송돼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왔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 나이 네 살 때 아역으로 데뷔했다.
아역 시절 '똘똘이의 모험'(1971년) 등에 출연하며 동양방송(TBC) 전속 배우로 연기했고, KBS 청소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1983년)로 하이틴 스타가 됐다.
고교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영화를 찍었다. '고래 사냥 2'(1985년),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년) 등은 그를 청춘스타로 자리매김 했다.
스물한 살 때인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스타'가 됐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 첫 배우였다.
1989년에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당시 공산권 최고 권위의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받았다.
작품 활동은 1990년대에도 이어졌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년), '경마장 가는길'(1992년), '그대 안의 블루'(1993년) 등 수많은 흥행작을 내며 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상을 휩쓸었다.
국내외의 영화제·영화상 여우주연상을 10차례 받았다.
강 씨는 페미니즘 영화에도 다수 출연했다.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년),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년) 등이다.
2001년에 SBS TV '여인천하'로 정난정 역을 맡으며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해 SBS 연기대상을 받았다.
고인은 이후 문화행정가로 변신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심사위원·집행위원을 하다가 2015년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2014년 이른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수년 간 계속된 갈등과 파행의 책임을 지고 2017년 사퇴했다.
강 씨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4년 만인 지난해 10월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했었다.
지난해에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가제)에 주연으로 캐스팅 되며 단편 '주리'(2013) 이후 9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정이'는 촬영을 끝내고 후반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