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 멈춰서 읽는 시] 정채봉 시인의 '엄마'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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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0 12:48 | 최종 수정 2024.01.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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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경남뉴스는 운동길과 산책길에서 자주 보는 입간판 시를 소개합니다. 대체로 쉬운 시구여서 누구에게나 와닿습니다. 걷다가 잠시 멈추고서 시 한수에 담긴 여유와 그리움, 아쉬움들을 느껴보십시오.
첫 시로 가정의 달과 연관된 정채봉 시인의 '엄마'를 빌려왔습니다.
이 시는 엄마란 애뜻한 그리움의 이미지를 짧은 글로써 녹여냈습니다. 특히 단발성 '엄마'로 끝낸 구절은 '그리움'을 진하게 던집니다.
운주사는 순천과 광주 사이인 전남 화순에 있는 절이고, 와불은 누운 불상입니다.
엄마란 작아지고, 초라하고, 어려울 때 곁에 있어만 줘도 위로가 되고 안정이 되는 분입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품'이란 말을 하지요.
어떤 말을 앞뒤에 붙여도 부족함과 아쉬움, 그리움만 남는 그것, '엄마'라는 단어입니다.
이참에 엄마란 단어를 한번 적어볼까요?
엄마, 어머니, 어머님이 먼저 떠오릅니다. 엄마는 어릴 때 자주 쓰고, 어머니는 일상에서, 어머님은 나이가 들어 쓰는 더 쓰는 단어가 아닌가 합니다.
경상·전라 사투리로는 옴마, 어마, 오마, 옴니, 오매(오메), 으매, 어무이 등 많네요. 충청의 엄니, 옴니 그리고 북한 평안도에선 오마니라고 합니다.
나즈막히 읊조려 보니, 머리 속과 마음 속에 쌓였던 찌끄래기(찌꺼기)들이 싹 세척돼 나가네요. 가정의 달 5월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정채봉 시인은 '문학의 최고 명문'인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동화 '꽃다발'(1972년)이 당선된 이후 수많은 아동 관련 시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최고의 동화작가로 알려져 있고, 성인층을 대상으로 한 성인동화를 개척했다는 평을 듣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물에서 나온 새'(1983), '오세암'(1984), '가시넝쿨에 돋은 별'(2007)과 소설집 '초승달과 밤배' 상·하(1999)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