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어질 결심’ 칸영화제 수상 경사‥박찬욱 감독상·송강호 남우주연상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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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9 12:03 | 최종 수정 2022.05.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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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는 경사가 터졌다. 한국영화가 칸에서 경쟁부문 본상 두 개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했고, 송강호 배우는 영화 '브로커'로 한국 영화 역사상 첫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박 감독은 28일(현지 시각) 열린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감독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한국 감독이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박 감독은 수상 직후 “코비드 시대를 겪고나서 국경을 넘어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게 됐다”면서 “극장에 관객이 끊어졌지만 극장이라는 장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힘을 가진 것처럼 영화인들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지켜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정서경 작가와 박해일, 탕웨이 씨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지난 2004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후 2009년 칸 영화제에서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이번이 세번째 수상이다.
'아가씨'는 2016년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었다.
그의 6년만의 신작인 ‘헤어질 결심’은 지난 23일 월드프리미어를 통해 첫 공개된 이후 ‘올해 칸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매혹적인 문제작’이란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에서 평점 4점 만점에 3.2점으로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중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과 미망인 서래(탕웨이)의 이야기다.
멜로(melodrama·사건 변화가 심하고 통속적인 흥미와 선정성 대중극)와 서스펜스(suspense·영화에서의 전개가 관객에게 주는 불안감과 긴박감)가 혼합돼 ‘박찬욱표 로맨스물’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작들에 견줘 폭력성과 선정성은 덜하지만 그의 영화 중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여운이 길었고 상영 직후 8분간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영국 가디언은 ‘서스펜스의 전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과 비교하며 별 5개 만점을 줬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박 감독이 절정에 오른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스크린데일리도 “매혹적이고 독선적인 네오 누아르와 함께 박찬욱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의 기준을 높이고, 비길 데 없는 비주얼 스타일리스트로서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수상 가능성을 높였었다.
송강호는 영화 '브로커'로 한국 영화 사상 최초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송강호는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같이 해준 우리 강동원·이지은·이주영 배우, 배두나 씨에게 깊은 감사와 이 영광을 같이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코로나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75회 칸 영화제에는 모두 5편의 한국영화가 초청을 받았다.
한편 올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의 영화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