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에서는 지금 '전국민속소힘겨루기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령 말고도 경남 진주와 경북 청도의 소싸움 대회도 꽤 유명합니다. 진주 소싸움은 매주 토요일에 열리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전통이 깊은 진주 소싸움의 유래를 알아봅니다.
경남 진주지방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는 소싸움은 삼국시대 전승 기념 잔치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집니다. 고려 말부터 민속놀이로 자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조선 시대에 와서는 전국적인 민속놀이로 진주 소싸움 민속놀이가 언급될 정도로 유래가 깊고 우리나라 소싸움대회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북한과학원이 발간한 '조선의 민속놀이편'에서는 진주 일대에서 줄다리기와 더불어 소싸움은 연중 가장 큰 행사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예부터 진주의 소싸움대회는 남강 백사장에서 열렸는데 소싸움이 벌어지는 며칠 간은 싸움소가 일으킨 뿌연 모래먼지가 백사장을 뒤덮었다고 전합니다.
수만 군중의 함성은 하늘을 찔렀고 수백 개의 차일(遮日·햇볕을 가리기 위해 치는 포장)이 백사장을 온통 뒤덮었으며 차일 속에서 오간 술바가지로 인해 양조장 술은 동이 났다고 합니다.
이러한 진주 소싸움대회는 일제 강점기 때 민족의 억압된 울분을 발산하는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소싸움이 열렸을 땐 수만 군중이 백사장을 뒤덮고 시가지를 누벼 일본인들이 남강 나루를 건너지 못하고 며칠씩 머물렀다고 합니다.
1937년 발행한 '조선도읍대관'에서는 진주 소싸움을 진주의 독특한 투우라고 해 우편국에서 진주소싸움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네요.
진주 소싸움의 맥은 지난 1971년 전국 규모로 발전합니다. 제1회 현대식 소싸움대회가 열렸습니다.
2001년 7월부터는 진주 소싸움의 명성을 되찾고 진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3~11월(혹서기 제외)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 '토요상설 소싸움경기'를 천수교 밑 남강둔치에서 개최해왔습니다.
이어 2006년 3월에는 진주시 판문동에 전국 최초의 진주 전통소싸움경기장을 건설했습니다. 시설 면적은 5만648㎡로 계류사 119동에 3000석의 관람석을 갖추고 있습니다. 주차장도 84개가 구비돼 있습니다.
3~9월(혹서기 제외)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30분 '토요상설 소싸움 경기'를 개최하는데 출전 싸움소는 30두 정도 되고 체급별 단판승부로 15경기가 펼쳐집니다. 가수 공연과 경품 추첨도 합니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진주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 기간에 열리는 '진주전국민속 소싸움대회'는 2018년 125회를 치를만큼 최고의 권위를 자랑합니다.
해마다 300두 정도 출전하는데 종별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치릅니다.
우승 상금은 물론 가수 공연과 경품 추천 등 각종 이벤트를 통해 축산주들에게는 선망의 대회로, 관중에게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유명 싸움소의 박진감 넘치는 묘미와 이벤트를 한 눈에 보는 최고의 대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진주 투우(소싸움) 사진집은 현재 프랑스 루불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진주 소싸움의 캐릭터는 맹우(猛牛)다.
맹우는 일제 강점기에 성행했던 진주소싸움에서 명성을 날린 싸움소의 이름이다.
당시 소싸움을 하던 중 뿔이 빠지는 극한 상황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전설적인 싸움소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맹우의 힘찬 모습과 함께 우리민족의 얼이 담긴 흰옷을 입혀 외침에 항거한 백의민족임을 강조했다.
아쉽게도 2019년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등으로,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취소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