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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부 극심한 가뭄에···공주보 오는 15일 결국 수문 닫는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6.12 17:49 | 최종 수정 2022.06.13 11:10 의견 0

극심한 가뭄에 충남 공주 일대 농업용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금강 공주보(洑)가 오는 15일부터 물을 담는다.

최근 봄비가 내린 다른 지방과 달리 충청 서부 지방과 경기 지방은 봄비가 흡족히 오지 않아 봄가뭄이 심한 상황이다.

12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최근 공주시 쌍신동 등에 가뭄 피해가 극심해 추가 농가 피해를 막기 위해 공주보를 담수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 7월 항공촬영한 세종보 주변의 금강 모습.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그동안 백제문화제 개최 등을 이유로 일시적으로 수문을 닫은 적은 있었지만, 가뭄을 이유로 공주보 수문을 닫는 것은 처음이다.

공주시 쌍신동과 우성·사곡면, 유구읍 일대 농경지는 공주보 개방으로 금강 물이 줄어들어 모내기를 제때 하지 못하는 등 피해를 겪고 있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금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지하수도 잘 나오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고, 돈을 들여 지하수 관정만 파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공주보에서 예당저수지까지 도수로도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주시 우성·사곡·신풍면, 유구읍을 지나 예산군 신양면 예당저수지로 연결되는 이 도수로는 가뭄 시 예당저수지를 보조하는 시설이다. 하루 최대 12만 9000㎥의 금강물을 예당저수지로 끌어 올릴 수 있다.

이계주 공주시쌀전업농회장은 “도수로 중간에 있는 유구양수장에서 유구천 등에 물을 공급하면 모내기 등이 한결 수월할 것”이라며 “이미 모내기 시기를 놓쳐 물을 공급해도 소용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6월 공주보 수문을 부분개방한 데 이듬해 3월 전면 개방했다. 이로 인해 금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농민들이 사용하던 관정 100여 개가 말라붙었다.

현지 농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정부는 공주보 인근 지역에 27개의 대체 관정을 새로 팠다. 관정 1곳당 정부 예산 2000만~3000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기존의 관정 사용 시 연간 2만~3만 원이던 전기요금이 10배에서 15배까지 치솟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공주를 찾아 문재인 정부의 보 해체 결정을 “어림 턱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공주보 존치를 약속했다. 경북 상주 유세에서도 문 정부의 4대강 보 사업에 대한 폄훼와 해체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보였다.

공주보 담수 결정은 세종보 등 수문을 연 상태로 5년간 방치한 다른 4대강 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세종보는 2017년 11월 부분개방한 데 이어 이듬해 2월에 전면개방했다. 이후 세종보는 부식되거나 망가졌고 방치된 상태다.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국민의힘)은 “세종보를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2017년 6월 공주보를 포함해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개 보 수위를 낮췄다. 2019년 1~2월에는 낙동강 상주보·낙단보·구미보를 부분개방했다. 지난해 1월에는 세종보와 죽산보는 완전해체, 공주보는 부분해체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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