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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눈] 일본 기업 면접서 나온 '어머니의 발' 이야기

더경남뉴스 승인 2022.06.27 10:38 의견 0

더경남뉴스는 SNS에서 오가는 글을 선별해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SNS를 한글 자판에서 치면 '눈'이 됩니다. '매의 눈'으로 보는 글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일거리로 읽을 수 있는 글을 많이 싣겠습니다.


<어머니의 발>

일본의 어느 일류대 졸업생이 한 회사에 이력서를 냈습니다.

면접 자리에서 사장이 의외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부모님을 목욕시켜드리거나 닦아드린 적이 있습니까?”

“한 번도 없습니다“

청년은 정직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드린 적은 있나요?”

“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등을 긁어드리면 어머니께서 용돈을 주셨죠”

청년은 혹시 입사를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면접 시간이 끝나고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사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닦아드린 적이 없다고 했죠? 내일 여기 오기 전에 꼭 한 번 부모님을 닦아 드리시면 좋겠네요. 할 수 있겠어요?'

청년은 꼭 그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반드시 취업을 해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품을 팔아 그의 학비를 댔습니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도쿄의 명문대학에 합격했습니다. 학비가 어마어마했지만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그가 돈을 벌어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차례였습니다. 청년이 집에 갔을 때 어머니는 일터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청년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시니까 틀림없이 발이 가장 더러울거야. 그러니 발을 닦아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발을 씻겨드리겠다"고 하자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엄마의 발은 왜 닦아준다는 거니?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닦으마!"

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닦아드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오늘 입사 면접을 봤는데요 사장님이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꼭 발을 닦아드려야 해요"

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세 바뀌었습니다. 두말없이 문턱에 걸터 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습니다.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습니다.

자신의 하얀 발과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보였습니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많으셨죠. 이제 제가 은혜를 갚을게요"

"아니다 고생은 무슨···"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곳이거든요. 제가 취직이 되면 더 이상 고된 일은 하지 마시고 집에서 편히 쉬세요"

(청년의) 손에 발바닥이 닿았습니다. 그 순간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말문이 막혔습니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이 발바닥에 닿았는지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발바닥의 굳은살 때문에 아무런 감각도 없었던 것입니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렸습니다. 그는 고개를 더 숙였습니다. 그리고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새어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또 삼켰습니다. 하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한쪽 어깨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목을 놓아 슬피울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날 청년은 다시 만난 회사 사장에게 말했습니다.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 주셨어요. 만약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어머니의 발을 살펴보거나 만질 생각을 평생 하지 못했을거에요. 이제 정말 어머니를 잘 모실 겁니다.감사합니다”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했습니다

“인사부로 가서 입사 수속을 밟도록 하게”

이 이야기는 탄줘잉의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중에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어머니의 발을 최근에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사랑하는 사람의 발을 씻겨드린 적 있으신가요?

우리의 소중한 발, 가장 혹사 당하고 가장 대접받지 못하는 신체 부위이기도 합니다.

매일매일 걷고 일하고 여기 저기 뛰어 다니다보면 저녁엔 퉁퉁 붓고 부르트고 불편한 신발로 인해 물집이나 티눈이 생기기도 합니다.

얼굴이나 손에는 열심히 수분과 영양분을 주기위해 여러 기초화장품을 바르지만, 발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못합니다.

오늘 저녁엔 열심히 뛰어다닌 나의 발에게 감사하며 족욕이나 발 맛사지로 피곤을 풀어주고, 남편이나 아내를 위해 세족식을 하는 건 어떨까요?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발 한번 씻겨드리는 건 어떨까요?

우리 소중한 발이 걸어가는 길에는 끊임없는 선택의 갈림길이 있습니다.

어떤 선택은 비교적 가벼운 선택도 있지만, 때로는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며 축복과 저주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신학자 '에밀 부르너'는 "인생의 위기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선택의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매 순간 순간에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위기가 될 수도 있고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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