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이 중년 메뉴'라는 건 옛말···국밥 찾는 MZ세대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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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4 03:39 | 최종 수정 2023.02.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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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찾는 젊은이들이 엄청 늘었어요"
서울에서 체인점 순대국집을 운영하는 A 씨의 말이다. 점심 때부터 밤 늦도록 만원사례라고 전했다. 20대에서부터 40대까지, 여성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20대 여성이 혼자 와서 국밥을 먹고 가는 모습은 전혀 낯설지 않다고 했다.
되레 중장년층은 가뭄에 콩나듯 온다고 했다.
A 씨는 중장년층 전용 메뉴로 인식되던 국밥이 20~30대의 취향에 맞춰 잡냄새가 없이 깔끔하게 나온다고 말했다. 기름끼를 빼 단백하게 해 느끼한 거부감을 줄였다.
국밥의 핸디캡이던 이런 것을 줄이고 없애니 당연히 젊은층이 찾아든다는 것이다.
국밥은 물론 순대나 머릿고기 등 다른 메뉴도 MZ세대의 입맛에 부담없이 맞게 나온다고 한다.
몇 개월전 젊은이둘이 붐비는 서울 강남의 한 순대국집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여기에다 고물가에 젊은층의 주머니 사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주식 순대국을 파는 또 다른 사장은 "20~30대들에게 소박한 소비생활이 몸에 배어 있는 것 같다. 아마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아껴쓰는 습관이 몸에 배인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오래 전에 우리 사회의 한 축이었던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 운동을 다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체인 순대국집 사장 A 씨는 "몇 년 전 대기업 연구단지가 들어선 서울 마곡은 제2의 강남이 될 지역이라고 하는데, 1~2년 새 인근에 순대국집이 여럿 개업을 했다"면서 "젊은이들이 많은 연구단지를 겨냥한 가게들이고 성업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음식거리로 자리하고 있는 마곡의 순대국집들은 대체로 반찬 가지수를 줄이고 깔끔함을 추구하며 전통시장과 중년층의 음식이란 인식을 없앤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젊은층이 좋아하는 당면 등을 넣은 메뉴들이 나오는 것이 트랜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