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GNU) 동물의료원 정동인 교수팀과 한국 캡슐내시경 업체인 인트로메딕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초소형 캡슐내시경을 개발했다.
기존 캡슐내시경에서 약 20% 가까이 크기를 줄였으며 화질 및 작동은 기존 캡슐내시경과 비교해 부족하지 않다.
경상국립대 동물의료원 정동인 교수는 지난 2018년 7월 국내에서 최초로 동물환자에 캡슐내시경을 성공한 뒤 지금까지 동물병원 임상 환자 진단에 적용해 왔다.
정 교수는 “2018년 처음으로 인트로메딕사의 미로캠을 강아지 환자에서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많은 강아지 소화기 질병환자에서 진단용으로 사용돼 왔다. 캡슐내시경은 마취가 필요 없이 소화기 전체(식도, 위, 소장과 대장)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진단기법이기 때문에 증상이 생긴 경우뿐만 아니라 정기검진용으로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 경상국립대 동물의료원에서 실시한 특수목적견 캡슐내시경 건강검진에서 다수의 동물환자에서 위염 및 장내 기생충 감염을 확인하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의료업계에서의 가장 아쉬운 부분은 캡슐내시경의 크기였다.
기존 캡슐내시경 크기로는 원활하게 문제 없이 사용하려면 강아지 환자의 체중이 최소 6~7kg 이상이어야 한다. 작은 강아지의 경우 캡슐내시경이 위에서 장으로 못 넘어가고 위 내에 정체돼 이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10분 안에 내시경 등으로 간단하게 제거가 가능하지만 캡슐내시경의 장점인 무마취 시술이라는 부분에서 크기의 제약이 항상 부담이었다.
정 교수는 “저와 인트로메딕 회사는 지난 4년간 아이디어와 기술을 조합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초소형 캡슐내시경 개발을 시작했고 결국 이번에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초소형 캡슐내시경은 기존 캡슐내시경 시술이 실패했던 여러 강아지 환자에서 검사를 성공했으며, 3.8kg 강아지 환자에서도 검사를 성공했다. 4kg 미만의 강아지에서 캡슐내시경 검사를 성공한 경우는 세계에서 최초다. 이 외에도 5kg 미만의 강아지에서도 캡슐내시경 검사를 성공했다.
이제 3~5kg 체중의 동물환자에서도 무마취로 간단하게 캡슐내시경으로 진단하고 검진하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이번에 성공한 3.8kg 말티즈견은 지속적인 혈중 알부민 및 단백질 감소가 주증인 단백소실성 장병증(Protein Losing Enteropathy·PLE) 환자 견이었다.
캡슐내시경 진단 결과 소장 전체에 극심한 상태의 림프관 확장증이 확인됐다.
이 외에도 만성구토 및 혈변 증상을 보이는 5kg 체중의 동물환자에서도 초소형 캡슐내시경이 성공했으며 심한 염증성 장질병(IBD)로 진단됐다.
현재 시제품으로 개발된 초소형 캡슐내시경은 수의임상 전용으로 개발됐으며 기존 캡슐내시경의 브랜드 네임 ‘미로캠(Mirocam)’을 이어받아 수의임상용 ‘미로벳(Miro-Vet)’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경상국립대 동물의료원에서 5~6kg의 고양이 환자에서도 이 초소형 캡슐내시경 검사를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위에서 장으로 넘어가는데 실패했다.
고양이의 경우는 위와 장 연결부가 개에 비해 더 좁기 때문에 캡슐내시경의 크기를 더 줄여야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인 교수는 “아직 초소형 캡슐내시경은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고 시제품으로 소량의 제품만 만들어져 경상국립대 동물의료원 외에 국내에서 정동인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서울대 동물병원, 강원대 동물병원, 충남대 동물병원에서 임상적용을 하고 있다”면서 “시제품을 활용한 임상데이터가 충분하게 모인 후 조만간 정식으로 출시되면 전국의 동물병원 어디서나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