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눈] 피천득 작가의 '비와 인생'
더경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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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 08:43 | 최종 수정 2022.10.0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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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경남뉴스는 SNS에서 오가는 글을 선별해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SNS를 한글 자판에서 치면 '눈'이 됩니다. '매의 눈'으로 보는 글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일거리로 읽을 수 있는 글을 많이 싣겠습니다.
■ 피천득의 '비와 인생'
삶이란
우산을 접었다
폈다 하는 일이요.
죽음이란
우산을 더 이상
펼칠 수 없는 일입니다.
행복이란
우산을 많이 빌려주는 것이고
불행이란
아무도 우산을
빌려주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한쪽 어깨가 젖는데도
하나의 우산을
둘이서 같이 펼치는 것이고
이별이란
하나의 우산에서 빠져나와
각자의 우산을 펼치는 것입니다.
부부란
비오는 날
버스정류장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고
연인이란
비오는 날 우산 속에서
얼굴이 가장 예쁜 사람입니다.
비를 맞으면
혼자 길을 걸을 줄 알면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고
비를 맞고
혼자 걷는 사람에게
우산을 건네주는 사람은
인생의 의미를 아는 사람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비요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우산입니다.
한 사람이
또한 사람에게
우산을 내어줄 때
또 한 사람은 세상의 단비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