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신고 녹취록 밝혀지자, 윤석열 대통령 "한 점 의혹 없이 진상 밝히라"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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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2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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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이 1일 오후 공개한 서울 용산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 당일 112 신고 접수 녹취록(11건)에서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지지자 용산 대통령실은 격앙된 분위기였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후 6시쯤부터 ‘압사당할 것처럼 인파가 몰린다’는 신고를 시작으로 실제 참사가 있기까지 관련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는 보고를 우리도 오늘 받았다. 사태의 위중함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진상을 밝히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처리하라"고 질타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오늘 관련 부처가 다 뒤집어졌다. 경찰 외에 대검에서 강제수사를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면서 “경찰청의 감찰과 수사 결과에 따라 광범위한 문책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있은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행사 주최자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다. 이번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면도로뿐 아니라 군중이 운집하는 경기장·공연장 등에도 확실한 인파 관리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아직 인파 관리 또는 군중 관리라고 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드론 등 첨단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한 제도적 보완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권한과 책임을 구분할 게 아니라 미리 협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사망자와 부상자) 대다수가 아들딸 같은 청년들인데 더욱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부모님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나”면서 “우리 사회가 슬픔과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관계 기관에서는 내 가족의 일이라 생각하고 한 분 한 분 각별히 챙겨드리고 유가족을 세심하게 살피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