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시민들의 우려 속에 2년 동안 추진됐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기능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안이 최종 폐기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LH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LH의 조직 체계를 그대로 두는 대신 임직원의 투기 방지와 비위 차단 등 고강도 개혁을 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LH의 조직 개편 작업은 지난 2021년 3월 민변과 참여연대에서 LH의 땅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진 'LH 사태' 이후 국토부가 그해 6월 LH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국토부는 LH 임직원들의 대규모 땅투기가 비대해진 조직에 있다고 보고 조직을 슬림화 하기로 하고 모회사와 자회사를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2년간 노심초사 ‘LH 지키기’에 나섰던 진주 등 서부경남 주민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다.
당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대응에 국민들의 불만이 커져있던 시점에 LH 일부 직원들의 커다란 비위가 발생해 국무총리가 고강도 혁신을 주장하며 ‘LH 해체’까지 거론했었다.
이에 진주시와 진주상공회의소, 진주YMCA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LH 사태와 관련해 부동산 투기근절 대책에는 동의하지만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정착한 LH를 지역사회의 여론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해체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
지난 2021년 6월 3일 상공인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남진주혁신도시(LH) 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가 출범했다.
그해 6월 7일 조규일 진주시장은 정부청사, 청와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고 틈틈히 상경해 10주간 릴레이 1인 시위를 했다. 또 52개 사회단체의 성명서 발표도 이어지는 등 LH 해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역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정부의 LH 조직 개편 국회 공청회와 대정부 국정감사장에서 지역 여론을 반영하지 않은 LH 혁신안을 지적하며 지역 여론을 반영한 LH 혁신안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그해 10월 LH 해체 수준의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지 못했고, 인력 감축도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 말고도 지역사회는 인력 감축 후에도 LH가 지역사회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본연의 역할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조 시장은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 국토부 장관, 기재부 제2차관, 국토부 제1차관을 연이어 만나 별도정원을 인정해 신규 채용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지역 청년과 지역 대학생 총학생회연합에서도 LH 신규 채용 관련 성명서 발표와 1인 시위를 했고,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을 비롯한 지역 대학 총장들도 LH 신규 채용을 진행해 달라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1년 12월 기획재정부에서는 LH의 인력 감축안과 별개로 별도정원을 인정하고 신규 직원 250명을 채용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시민들과 지역 국회의원, 시민단체 모두가 하나가 되어 활동했던 결과 LH를 온전히 지켜냈으며 우리가 요구했던 모든 결과가 이루어졌다”며 “LH가 앞으로도 국가적으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혁신해 나가기를 바라는 지역민들의 마음을 얻기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2021년 LH 1차 혁신안 발표에서 일부 기능의 이관과 정원 감축을 확정했지만 이번 2차 혁신안에서 LH 기능분리 조직 개편안을 폐기하기로 해 진주 시민들의 LH지키기 대장정이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