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4월 5일 식목일입니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이듬해인 1946년 폐허가 된 산림을 다시 가꾸고 복원을 하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1949년 공휴일로 지정이 됐었습니다. 한동안 조림에 주력을 했고, 어느 정도 자란 뒤에는 육림을 해왔는데 지금은 세계에서 최고로 성공한 하나로 칭송을 받지요.
'사방사업'은 나이 든 분들에겐 입에 붙은 말이지요. 동네 이장이 어느 날 나무를 심는다고 하면 한 집에 한 명 씩 부역을 나가 동네 인근 벗거벗은 산비탈에 올라 종일 심었습니다. 학교에서도 나무를 심는데 동원됐습니다.
지금은 법정공휴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딜 가나 나무가 빽빽하고 울창한데 해마다 봄만 되면 산불로 곳곳이 쑥밭이 됩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올해는 유독 더합니다. 어제까지 사흘을 화염으로 뒤덮은 충남 지역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잿더미가 돼버렸습니다. 그것도 나무를 심는다는 식목일 하루 앞날 이야기입니다.
한 때 지구의 온난화로 식목일을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적도 있었지요.
산에 나무가 없어 민둥산이었을 때이니 빨리 자라 우거져서 산사태를 막기 위해 리기다소나무, 아카시아나무를 많이 심었습니다. 리기다는 빨리 자라고 아카시아는 뿌리가 땅에 강하게 뻗어 있어 산사태를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버섯 수확 등은 부산물이 되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10여년 새 봄철이면 산불이 너무 잦습니다. 물론 낙산사를 다 태운 강릉산불 등 큰 산불이 많았지만 지난해 울진삼척 산불, 어제 충남 홍성 산불 등 대형 산불이 많네요.
전국 곳곳이 봄철에 그을린 검은 숲으로 변하면서 4월 식목철엔 산불이 난 지역에 나무를 심는 것이 상례가 됐습니다. 민둥산에서 시커먼 산으로 바뀐 셈입니다. 결국 육림이 아닌 조림을 하는 거고, 달리 이 참에 수종을 바꾸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도 되겠습니다.
어떻게 해석을 달아야 할 지 대략 난감합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매년 산불 피해 복구 조림 계획을 세우는데 지난 2019년 200㏊에서 2020년 1012㏊, 2021년 1370㏊, 2022년 1117㏊였다가 올해는 4130㏊로 2019년 대비 20배가 넓어졌습니다.
산림청은 산불 복구 조림에 1㏊당 큰 묘종 1500그루를 심어야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따라서 예산도 1㏊에 1500만원으로 책정합니다. 국비 50%, 도비 15%, 시·군비 35%로 나눕니다.
지난해 5월 31일 산불이 발생한 경남 밀양 옥교산의 산불 피해 면적은 660.8㏊인데 산세가 험하거나 자연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451.8㏊는 두고 나머지에만 조림을 한다고 하네요. 나무는 편백나무, 산수유, 참나무, 동백나무, 황칠나무 등 전문가와 주민의 의견을 듣고 정합니다.
■ 식목일 제정 유래
첫째는 신라 문무왕 때 8년간의 긴 싸움 끝에 당나라 세력을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이룬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677년(문무왕 17년) 2월 25일로 전한다.
둘째는 조선 성종이 493년(성종 24년) 3월 10일 세자와 문무백관을 대동하고 동대문 밖의 선농단에 나아가 제를 지낸 뒤 직전(籍田·고려·조선의 왕이 농경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만든 의례용 토지)을 친히 갈고 심은 날을 기년하는 날이다. 또 뽕나무밭을 직접 가꾸기도 해 우리의 농업과 임업에서는 매우 중요한 날로 쳤다.
마지막은 계절적으로 '청명(淸明)'을 전후로 나무 심기가 가장 좋은 때여서 정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는 4월 3일이 식목일이었다.
■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의한 공휴일
▲일요일 ▲국경일 ▲1월 1일 ▲음력 1월 1일(설날)과 전후 이틀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 8일) ▲어린이날(5월 5일) ▲현충일(6월 6일) ▲음력 8월 15일(추석)과 전후 이틀 ▲성탄절(12월 25일) ▲임기 만료에 의한 선거일(공직선거법 제34조) 등이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