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먹고 살만한 요즘은 '건강정보 홍수' 시대입니다. 건강 상식과 식품은 범람하고, TV에선 의사 등 전문가들이 자기 말대로 안 하면 곧 큰병에 걸릴 듯 엄포를 놓습니다. 이즈음 옛 선인들의 건강 지혜를 찾아봄직합니다. 조선시대 허준의 '동의보감'이 전하는 기초 건강상식을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연재에 앞서 서울 강서구 한강 인근에 있는 허준박물관과 허준테마거리를 다녀왔습니다. 강서구는 허준 선생이 나고 자랐고, 관직 생활 이후 다시 돌아왔던 고향이지요. '허준테마거리'로 이름 붙여진 이 일대는 허준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허준박물관(http://www.heojun.seoul.kr), 대한한의사협회 등이 자리합니다.
허준박물관은 최초의 한의학 전문 박물관으로, 허준 선생의 호인 구암(龜巖)을 딴 구암근린공원에 있습니다. 강서구청에서 운영합니다. 참고로 '지리산 약초의 고장' 경남 산청에도 규모가 큰 '동의보감촌'이 있습니다. 지리산 자락에서 약초가 많이 나는 산청을 동의보감과 연결시킨 것입니다.
허준(許浚) 선생은 조선 중기 선조 때의 명의(名醫·1539~1615년)로 종합 의학 서적인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썼지요. 요즘 대통령 주치의 격인 어의(御醫)로 있으면서 선조의 지시로 한의학 서적 편찬을 주도해 1610년 '동의보감' 25권을 완성했습니다.
동의보감은 ▲내경(內景·오장과 육부의 기와 혈이 순환하는 통로 서술) ▲외형(外形·몸 겉의 의학 기능과 질병 서술) ▲잡병(雜病·잡스러운 병) ▲탕액(湯液·한약을 달여 짠 물) ▲침구((鍼灸·침과 뜸) 등 5편으로 구성된 방대한 의학 백과서입니다. 기와 피의 흐름을 잘 다스리고, 혹여 병이 나면 치료하는 의술을 서술합니다.
오늘날까지 애용되고 있는 대단한 의학 서적이지요. 언급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로 방대해 현대의학에서도 많이 인용되고 원용됩니다.
동의보감은 중국과 일본에도 전해졌다고 합니다. 동의보감 중국판 서문에는 ‘천하의 보(寶·보물)를 천하(모든 사람)와 함께한 것’이라고 했고 일본판 발문(跋文·책의 끝에 대강의 본문 내용이나 간행 경위를 간략히 적은 글)에서는 ‘보민(保民·백성 보호)의 단경(丹經·신선의 글)이요 의가(醫家)의 비급(祕笈·가장 소중히 보존되는 책)’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허준기념실에 허준 선생 관련 유물과 동의보감 제작 과정 및 집필 모형, 저서와 한의학 관련 고서적 등이 전시돼 있고, 직접 한의학을 체험하는 체험공간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900여 점의 한방 유물을 모형, 영상, 터치스크린, 체험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보여줍니다.
체험공간실에는 실제 쓰는 한약재와 약재 기기들을 배치해 누구나 만져볼 수 있습니다. 약재를 직접 갈고 빻을 수도 있고요. 이어 만든 한약재를 만지고 향을 맡아볼 수 있습니다. 약재를 약봉지에 싸보거나 사상의학에 따른 체질도 알아보는 코너도 있습니다.
허준박물관 이용은 화~일요일에 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쉽니다. 하절기(3~10월)는 오전 10시~오후 6시, 동절기는 11~2월 오전 10시~오후 5시입니다. 토·일·공휴일 오전 10시~오후 5시이고요. 매표 시간은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입니다.
휴무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입니다. 궁금한 사항은 02-3661-8686(월요일, 휴무일은 안내만 함)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이용 요금은 개인의 경우 일반(19~64세)은 1000원, 학생과 군경은 500원입니다. 단체(20명 이상, 사전 예약 필요)는 일반(19~64세)이 700원, 학생과 군경은 300원이네요.
무료 대상은 6세 이하, 65세 이상 내국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다둥이 카드 소지자입니다. 예약 취소는 3일 전에 전화로 해야 합니다.
투어도 합니다. 오전 10시~오후 1시다. 짧지요. 투어는 허준박물관이 포함돼 있으며 입장료를 포함해 성인은 1000원, 학생은 500원입니다.
투어를 하려면 예약을 투어 7일 전까지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4월 17일 관람을 하려면 4월 10일 해야 합니다. 허준박물관 안내데스크 앞에서 출발하는데 코스는 허준테마거리~허준근린공원~허가바위~허준박물관~탑산약초원(박물관 옥상과 야산 등)입니다.
허준 선생의 호가 구암(龜巖)인데 강서구 한강 인근에는 구암근린공원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큰 바위가 두 개 있는데, 광주바위로도 불립니다. 먼 옛날 경기 광주 지역의 한강에서 떠내려왔다고 전해지는 바위로, 연못으로 만들기 전엔 한강 물 속에 잠겨있었다가 바로 옆에 올림픽대로를 건설하면서 둑을 쌓으면서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허준박물관 옥상에서 연결된 탑산 약초원. 동의보감에 소개돼 있는 약초 중 100여 종이심어져 있다.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약용식물을 이해하고 실생활 활용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조성한 공간이다.
다음은 허준로와 'T자'로 이어진 '허준테마거리'에 설치해 놓은 조형물들입니다.
허준 선생의 일대기에서 중요한 일들(내의원으로 있을 때 광해군 두창 치료 등)을 이야기 형식으로 조형물에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 다음은 허준테마거리에 설치돼 있는 허준 선생의 조형물입니다. 이들 조형물에는 동의보감에 실린 '기초 의학' 내용이 간단히 하나씩 적시돼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기자의 서재에 있는 현대판 동의보감 해설서를 참고해 소개합니다. 예컨대 '생각이 많으면 신경이 약해진다'는 내용이 있는데, 왜 그런지를 설명합니다. 많은 애독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