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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언제 오나"··· 경남 창원 시내버스 파업 첫날 학생들 '발 동동'

주요 정류장에 공무원 안내 없어
출·퇴근시간 임차버스 등 152대 무료 이용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4.19 11:18 | 최종 수정 2023.04.19 16:54 의견 0

경남 창원의 시내버스 노조가 사측과의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에 들어간 첫날인 19일 출근 시간대 주요 버스정류장에서는 학생 등 시민들이 평소보다 간격이 벌어진 배차 간격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등교에 나선 중고교 학생들은 하염없이 늦어지는 대체 전세버스를 기다리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학교 앞에는 승용차로 학생을 바래다 주고서 출근을 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도 버스정류장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간간이 오는 전세버스를 타는 모습이 오전 내내 정류장마다 목격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방동 종점 정류장에서 간간이 오는 임시 시내버스(전세버스)를 기다리다 탑승하는 시민들. 정창현 기자

이날 아침 등교길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창원 중앙고 2학년 한 학생은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할 줄 몰랐다"며 20여분만에 다가온 버스에 급히 올라탔다.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에서 버스를 탄 한 학생은 "파업 소식을 알고는 있어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버스가 오지 않아 지각을 할까봐 걱정이 된다"고 마음 졸여했다.

전세버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불편도 마찬가지다.

비가 내리는데도 정류장마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평소보다 많았다. 그동안 창원시에서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을 벌이던 것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창원 의창구 창원종합터미널 인근 정류장도 불편한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오전 10시 반쯤 터미널 고속버스에서 내린 한 시민은 "버스 파업 사실을 전혀 몰랐다. 창동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택시를 타야 할 것 같다"며 우산을 쓰고 길게 널어선 탑승줄 뒤로 섰다.

택시 기사들은 같은 방향 승객을 꽉 채워 태운 뒤에야 출발하는 광경도 눈에 띄었다. 불법이지만 비가 오는 날씨에 합승을 재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대형 버스를 운전하는 정 모씨는 "주요 정류장에서는 창원시 공무원과 창원시 시민단체 회원들이 안내하는 모습이 간간이 보였으나 후미진 정류장 등에는 거의 안 보였다"면서 대중교통 이용 시민들의 혼란과 불편함을 전했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버스파업 소식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가 점심을 하자고 해서 나섰다는 마산회원구 내서읍에 사는 박 모(64) 씨는 "어제 파업 안내 문자는 받았는데 깜박 잊었다가 파업 사실을 정류장에 나와서야 알았다"며 "정류장에 안내하는 사람이 없으니 얼마나 버스를 기다려야 할 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편 7개 버스회사로 구성된 창원시내버스노조협의회는 서울·부산과 비슷한 7.4%의 임금 인상과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휴식 시간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동안 8차례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했었다.

18일 오후 3시부터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마지막 조정회의를 한 결과 노사는 3.5% 인상에는 합의했으나 정년 연장 및 기타 복지를 두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날 첫 차(오전 5시 10분)부터 운행을 중지했다

창원시는 출·퇴근 시간대 전세버스 142대와 공영버스 10대 등 버스 152대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들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택시 800대(개인·법인 포함)도 시내버스 노선에 배치됐으며 승객들은 택시 이용 시 1인 1회에 한해 1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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