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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의원 "60억 아니고 지금은 몇 억밖에 안 돼"…민주당 "폭발력 있는 사안"

김 의원 “내일(8일) 공개 위해 계좌 정리 중”
민주당 쪽 “돈봉투보다 더 폭발력” 촉각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5.07 23:20 | 최종 수정 2023.05.08 17:34 의견 0

더불어민주당이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 원대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 건이 국회의원의 '이해 충돌'과 '부자의 거지 코스프레' 등으로 논란이 증폭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2021년) 돈봉투 의혹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가 자칫 당 전체의 ‘도덕성과 위선’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겨레신문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을) 다른 거래소 지갑으로 이체 했다. (이체한 다른 코인 가격이) 폭락해서 지금 60억원이 아니고 몇 억원 밖에 없다”며 “내일 공개하려고 계좌 정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액의 코인을 보유하면서 국회에서 코인 등 가상자산의 과세를 유예하는 ‘소득세법 일부 법률 개정안’을 공동발의 하고, 여러 '거지 후원 코스프레'를 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1년 11월 TBS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구멍난 운동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1개월 뒤 재산 12억 6000여만원을 신고했고, 이듬해 초에는 시가 60억원대 코인을 보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TBS 라이브 장면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5일 김 의원이 2022년 1∼2월 가상자산의 일종인 게임 가상화폐 '위믹스'를 80만개(당시 최고 가치가 60억원대) 지니고 있었고, 같은해 2월 말에서 3월 초 이를 인출했다고 보도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해 2월 말∼3월 초 '위믹스' 코인 전량 인출 건을 의심 거래로 분류해 검찰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거래한 '위믹스' 코인은 국내 게임사인 위메이드가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발행한 게임 가상자산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4월 총선 이후 한 3차례 재산신고에서 가상자산은 신고하지 않았다. 공직자윤리법상 가상자산은 재산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김 의원은 자신의 재산을 11억 8100만원(2021년), 12억 6794만원(2022년), 15억 3378만원(2023년)으로 각각 신고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SNS에서 “거래 금액이 큰 거래 내역 건은 자금 출처와 지갑의 소유자 증빙 등을 모두 제출하도록 돼 있고 모두 거래소에 제출했다”고 적었다. 다만 어떻게 위믹스 코인을 보유하게 됐는지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론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 의원이 2021년 7월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 조항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 법률 개정안’을 공동발의했다. 같은당 노웅래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본인이 코인을 보유하면서 코인 과세 유예법안을 발의하는 '이해충돌'에 국민들에게 사과조차 없는 뻔뻔함에 분노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곤혹스럽다.

그렇지 않아도 송영길 전 대표가 당선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건도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어 이 사안이 다시 당의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우려에 고심하고 있다.

더욱이 개정법안을 공동발의 할 당시 코인 최고가가 6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이 사안이 시민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위화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폭탄급이다. 거금 코인을 보유하면서도 '구멍난 신발', '매일 라면' 등 궁핍하고 검소한 젊은이 행세에 속았다는 말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보다 폭발력 있는 사안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빨리 사실관계에 입각한 입장을 내놓고 사태를 정리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다른 지도부 소속 의원도 한겨레신문에 “선출직 공직자가 재산이 공개되지 않는 물밑에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민심을 이반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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