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수산자원연구소, 국내 최초 '국자가리비' 종자생산 성공
모패(어미)로 사육할 치패 1000마리 확보
향후 자원회복과 더불어 새로운 양식품종으로 개발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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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3 13:32 | 최종 수정 2023.05.24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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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 토종 가리비인 ‘국자가리비’의 인공종자 1000마리(마리당 0.7~1cm)의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자가리비(Pecten albicans)는 암수 한몸인 자웅동체이다. 한쪽 면이 굵은 부채모양의 방사늑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면은 국자처럼 움푹 파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경남 인근에서는 부채조개라고도 불리며 단맛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현재 주요 양식 품종인 홍가리비(해만가리비)와 달리 다년생(3년 이상)이며 대형종(8~12cm)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80년대 일본 문헌에서 일부 언급돼 있지만 양식 방법이나 정확한 생태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는 상태다. 경남 해안가에 조개무지(식용 후 남은 껍질이 쌓인 곳)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1980년대까지도 상당히 많은 자원량이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에는 양식연구에 필요한 모패(어미조개)를 확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자원량이 급감해 대량 인공종자 생산으로 자원 회복과 양식기술 개발이 시급한 종이다.
또 수산자원연구소는 국자가리비가 상품성 및 생산성이 뛰어나서 외래종인 해만가리비(미국산)만큼 양식대상종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해 봄에 가격 하락과 판매 부진으로 가리비 양식어업인들의 걱정거리가 된 홍가리비 대체 품종으로서의 가치도 높게 평가했다. 홍가리비는 단년생으로 4월 산란 후 대부분 폐사해 매년 봄철 폐사 전 홍수 출하가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수산자원연구소 연구담당 연구사들은 올해 1월 통영 앞바다에서 직접 잠수해 국자가리비 모패를 탐색하며 국자가리비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12마리의 국자가리비 모패를 확보해 성(性) 성숙도 조사를 한 후 다양한 산란자극 등 산란유도로 수정란 및 유생을 확보했다.
종자생산 과정에서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연구를 거듭한 결과 5월 현재 각장 0.7~1㎝ 크기 치패 1000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내년까지 모패 확보와 치패 사육에 도움이 되는 기초 생리·생태연구에 집중하고, 2025년부터 올해 생산한 치패를 모패로 활용해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7년도부터는 대량 종자 생산 체계를 구축해 희망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분양 및 양성기술 이전을 할 계획이다.
이화연 해양수산연구사는 “국자가리비 모패 확보부터 치패 생산까지 참고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모두가 처음 시작하는 연구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생산된 치패를 잘 키워서 2025년에는 대량생산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홍가리비 100섶 및 비단가리비 40섶을 경남가리비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의 추천으로 도내 해역별 5곳을 선정해 분양하는 등 가리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국자가리비 연구는 가리비 양식현장의 품종 다변화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경남 수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