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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 나는 세상] 분유·기저귀 훔친 40대 미혼모 사연에 "돕고 싶다" 문의 빗발

미혼모 "부담스러워" 거절 의사 표현…강원 원주시, 지원 방안 모색

천진영 기자 승인 2023.06.03 05:07 | 최종 수정 2023.06.27 12:24 의견 0

아이를 낳았지만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 대형마트에서 아기에게 줄 분유와 기저귀 등을 훔친 40대 미혼모의 사연이 알려지자 전국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 원주경찰서와 원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원주시 반곡관설 행정복지센터, 원주경찰서 등에 40대 미혼모 A 씨를 돕고 싶다는 개인·단체의 연락이 쇄도했다.

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하루 종일 후원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1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마트에서 분유를 훔치고 있는 40대 미혼모의 모습. 강원경찰청 제공

전화를 한 시민들은 "같은 미혼모로서 너무 가슴 아파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필요 없는 육아용품을 드리고 싶다", "절도죄 자체는 나쁘지만 사연이 안타까워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며 후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A 씨는 갑작스러운 관심에 당황스러워하며 도움받기를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주시는 "A 씨가 다른 지역에 주소를 둔 탓에 시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A 씨와 아기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23일 원주시 관설동 한 대형마트에서 "한 여성이 물건을 훔쳤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고, 출동한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조리원에서 막 나온 아기가 10시간 동안 밥을 못 먹었다"는 A 씨의 말을 듣게 됐다.

실제 A 씨는 생후 2개월짜리 갓난아기를 홀로 키우고 있었다.

A 씨는 식료품과 분유, 기저귀 등 약 17만 원어치의 물품을 계산하지 않고 마트를 빠져나가려다가 이를 수상히 여긴 보안요원에게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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