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장이 ‘노인 비하’ 발언을 사과하러 온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앞에서 김 위원장 사진 뺨을 때리며 격하게 질책했다. 김 위원장은 노인회 방문을 마치고 나오다 눈물을 글썽였다.

김 혁신위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민주 당사 앞에서 ‘노인 비하’ 논란에 대해 “어르신들 마음을 상하게 한 점을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혁신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2일)에도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며 유감의 뜻을 밝히긴 했으나 노인 비하 발언 논란 나흘 만이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날 다른 혁신 위원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사과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김 위원장에게 “분노하고 노인들이 난리니까. 우리나라 1000만 노인을 대표해서 본인 보고 뺨이라도 때려야 우리 노인들이 분이 풀릴 것 같다”며 “내가 손찌검을 하면 안 되니까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미리 준비한 김 위원장 사진을 손으로 때리면서 “정신 차리라”고 외치고 “진정성을 갖고 사과도 하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라”고 했다.

착잡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던 김 위원장은 김호일 회장의 발언이 끝난 후 고개를 숙여 사과의 뜻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남편과 사별한 뒤 시부모를 18년간 모셨고 작년 말 선산에 묻어 드렸다”며 “어르신에 대해 공경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산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겪은 얘기를 통해 ‘투표라는 게 이렇게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하려 했는데 이렇게 비화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판단하지 못했던 부족함이 분명히 있었다.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했다.

노인회 방문을 마치고 나온 그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국의 노인분들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 앞으로 이렇게 가벼운 언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말을 삼가겠다”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 간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청년들과) 똑같이 표결을 하냐”는 아들의 말을 언급하며 “상당히 합리적이죠?”라고 해 ‘노인폄하’ 논란을 빚었다.

당 안팎에선 어떤 형태로든 경우가 없는 말이라며 위원장직 사태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더경남뉴스 정기홍 기자 jkhong4@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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