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용 확대예산 없다'···내년 예산안 657조, 2.8% 늘어 ‘역대 최저’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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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11:00 | 최종 수정 2023.08.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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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2.8% 늘어난 656조 9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이던 올해 예산은 전년비 5.1%포인트 올렸지만 증가율이 3%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이는 재정 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역대 최저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은 다음 달 1일 국회에 제출한다.
내년도 예산 편성의 핵심은 ‘긴축 재정’이다. 내년도 국세 수입이 사상 최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은 건전재정 기조를 흔들림 없이 견지하면서 강도 높은 재정 정상화를 추진해 재정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모든 재정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성과 없이 관행적 지원사업, 유사·중복사업, 집행부진사업 등 재정 누수 요인을 차단했다.
정부는 강력한 재정 정상화로 총지출 증가 규모를 억제해 국가채무 증가 폭을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61.8조 원 증가로 축소하는 등 미래세대 부담을 최소화 했다.
정부는 경기 둔화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가 이어져 내년의 국세 수입이 올해 예산(400조 5000억 원)에 비해 8.3%가량 줄어든 367조 4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우선 보조금 사업 4조 원과 연구개발(R&D) 사업 7조 원 등 23조 원 가량의 지출을 줄였다.
하지만 사회적인 약자의 복지와 미래 투자 등의 분야에는 집중 투자한다.
이에 따라 청년, 노인, 출산가구, 저소득, 소상공인 등 보건·복지·고용 부문이 전년비 7.5% 늘어나 242조 9000억 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전년비 증가율도 외교·통일(19.5%) 다음으로 높다.
국가적인 시급한 과제인 출산 및 양육 부담 지원에 나선다.
출산 가구에 디딤돌대출, 버팀목전세자금대출 등 정책 대출의 소득 요건을 기존 7000만 원에서 1억 3000만 원으로 확대한다. 또 신생아 출산 가구에는 분양 시 특별공급 물량을 신설하고 공공임대 우선 공급 등도 추진한다.
유급 육아휴직 기간도 현재 12개월에서 18개월로 늘린다. 다만 부모가 모두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에만 연장된다.
양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 부모급여를 만 0세 기준으로 월 70만 원에서 월 100만 원으로, 만 1세 기준 월 35만 원에서 월 50만 원으로 인상한다.
생계급여 대상은 지난 2015년 제도 설계 이후 처음으로 확대된다.
기존의 기준중위소득 30%에서 32%로 넓혀 3만 9000가구가 추가로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또 올해 4인 기준 생계급여는 162만원에서 183만 4000원으로 21만 3000원(13.2%) 올린다. 이는 최근 5년간 총 인상액인 19만 6000원보다 큰 인상폭이다.
노인 일자리도 올해 88만3 000개에서 103만 개로 확대하고 일자리 수당도 최대 4만 원 인상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각에서는 경제가 어려우니 빚을 더 내서라도 현금성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한다”며 “그러나 이는 미래세대의 빚 부담을 통해 눈앞에 보이는 손쉬운 이득을 얻겠다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손쉽게 대규모 국채를 발행해 재정 지출 확대하는 길 대신 미래를 위해 어렵지만 꼭 가야하는 길을 가겠다”며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꼼꼼히 재검토해 낭비 요인을 제거하고 절감한 재원을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