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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속담 순례] '소들이 몰려 있으면 비가 온다'(5)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9.16 15:17 | 최종 수정 2023.09.16 22:32 의견 0

농어업을 중시하는 더경남뉴스가 농축업과 어업과 관련한 속담(俗談)을 찾아 그 속담에 얽힌 다양한 의미를 알아봅니다. 속담은 민간에 전해지는 짧은 말로 그 속엔 풍자와 비판, 교훈 등을 지니고 있지요. 어떤 생활의 지혜가 담겼는지를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오늘(16일) 비가 많이 내립니다. 경남 통영엔 이날 오전 시간당 90mm의 '극한 폭우'가 내렸답니다. 가을비는 내일까지 집중호우로 이어진답니다.

옛날 사람들은 소의 행동을 보고 날씨를 예측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소들이 몰려 있으면 비가 온다'는 속담이 딱 어울리는 날씨입니다. 소의 내적 특성을 짚어볼 수 있는 보는 속담인데, 날씨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말합니다.

방목 중인 소 무리. 경남도 제공

소는 짧은 시간에 무리를 지어 많은 양의 풀을 뜯고 난 뒤에는 되새김질을 하며 혼자서 노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는 비가 오려고 하면 무리를 지어 함께 모이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답니다.

비가 오면 기압골로 온도가 올라가고 기압이 내려가 소들이 무력감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소뿐 아니라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특히 비가 내리기 전에 주위가 어두워지고 음습한 분위기가 되면 지레 겁을 먹고 무리를 짓는 특성을 가집니다.

하지만 한여름 폭우 땐 무리를 지어 있다가 낙뢰(벼락)로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모였다가 낙뢰를 맞는다는 말인데, 풀이 능선이나 평지에 나 있어 소의 무리가 낙뢰의 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난 2016년 8월 노르웨이의 한 고원에서 폭풍우가 치면서 순록 1만 마리가 소처럼 떼를 지어 모여 있었는데 낙뢰의 고전류가 땅을 타고 흐르면서 323마리가 감전사했습니다. 낙뢰를 바로 맞은 것이 아니라 전류가 땅을 통해 순록에 전해진 것이지요.

낙뢰가 칠 경우 전기가 반경 수십m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순록들은 네 발을 땅에 딛고 있어 전류를 더 쉽게 흡수한 것이죠. 이를 전문어로 '보폭 전압'이라고 한다네요.

땅에 낙뢰 전류가 흐를 때 다리간의 전압 차로 몸 안에 전류가 유입되는데, 사람보다 다리 간격이 넓은 네발 동물은 상대적으로 큰 보폭전압이 발생해 낙뢰 사고 위험에 더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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