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 삼가면이 지난 2020년부터 추진한 도시재생 사업으로 마을 전체가 일신하고 있다. 왁자지껄 해진 삼가면 입구부터 소고기 음식점에서의 고기 굽는 냄새 등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점차 활기찬 거리로 재탄생하고 있다.
사업 추진 4년차를 맞은 삼가면 도시재생사업이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고,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삼가 도시재생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들여다보았다.
▶ 2019년 도시재생사업 선정
작은 소도시이지만 삼가면은 전국에서도 '황토한우' 소고기 맛으로 소문나 있다. 조선의 대쪽 선비로 알려진 남명 조식 선생의 출생지로 용암서원, 뇌룡정 등 귀중한 문화유산이 있다. 황토한우 외에도 계란과 양파, 밤 등의 특산물도 풍부하다.
하지만 삼가면 한우거리에서의 활기와 달리 주거 지역은 노후화 되고,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 가고 있었다.
합천군은 다시 도약하는 삼가면을 만들기 위해 한우를 주제로 도시재생사업에 공모해 2019년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됐다. 마을 발전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삼가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비전은 ‘왁자지껄 삼가삼심(三嘉三心)’으로 무려 사업비 175억 원을 투입 중이다. 삼가면을 왁자지껄 하게 활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려는 야심찬 사업들이다.
주요 사업은 ▲지역상권 기반 조성을 위한 생활터전 상권 정비, 쉐어하우스와 주민·고객 어울림센터 조성 ▲도시재생지원센터 구축, 주민 경영마케팅 역량 강화, 고객주차장 확충사업 ▲삼가 한우 특화거리조성, 삼가 한우 브랜드UP사업 등이 있다.
▶체류형 관광 ‘머물다 가(家)’ 쉐어하우스 운영
삼가면의 중심 지역은 삼가시장과 한우 거리로 시끌벅적한 반면 여전히 외곽은 빈집과 폐가로 한산하다. 이에 합천군은 외식을 위해 스쳐가는 지역이 아니라 관광 자원과 연계해 머무르는 지역으로 유도하기 위해 농촌형 민박시설인 ‘머물다 가(家)’ 쉐어하우스 3개동을 만들어 지난해 4월부터 운영 중이다.
이용 요금은 1박 기준 6만 원에서 10만원으로 합천을 방문하는 관광객뿐 아니라 동창회나 명절 귀향객들의 휴식처로도 관심를 끌면서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골목길 만들다
합천군과 삼가면은 가장 먼저 방문관광객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낡은 빈집과 골목길 정비에 나섰다. 여느 도시재생사업에서 보듯 가장 흔한 사업이지만 시골 마을의 변화는 상전벽해란 말처럼 남달랐다.
군은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삼가 면민과 학생,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했다.
방문객들이 삼가 황토한우로 외식을 즐기고 이야기가 있는 '벽화 골목길'을 거닐며 소화도 시키고, 소소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소화 잘되는 길’을 조성했다. 한우거리를 기념하는 손바닥 타일 벽화로 만들었다.
20년 이상된 노후주택의 담장과 대문 등 집수리에 나서 주거 경관을 개선하고 쾌적한 정주 여건을 마련했다.
▶고객 편의 위한 주차장 및 쌈지공원 조성
삼가 황토한우가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들이 늘어나자 그만큼 중심가의 교통이 혼잡해져 생활 불편을 초래했다. 방문객 주차장 부족, 도로변 불법주차, 보행자의 안전 문제 등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군은 이에 주말 주차 문제를 완화하고 인근 삼가시장 활성화를 위해 91면의 고객주차장을 조성했다. 공영주차장(16면)도 만들었다.
또 지역민의 쉼터 기능을 하는 복합공간인 쌈지공원(짜투리 땅 활용 공원)을 만들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소화 잘되는 길'을 걷다가 쉬고 싶으면 탁 트인 쌈지공원에 들르면 된다.
▶삼가 황토한우 특화거리 조성, 한우 브랜드화 추진
삼가면 중심지 입구에는 삼가 한우 대형 조형물과 한우 동상을 만들어 세웠다.
삼가 한우 음식점이 들어선 밀집 거리를 홍보하기 위해 조성됐으며, 주변 가로등도 정비해 한우 특화거리를 만들었다.
또 삼가 황토한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가 한우만의 공동 심벌과 캐릭터를 개발해 사용 중이다.
더불어 한우 요리 연구실을 운영하며 한우 메뉴를 개발하고, 식육 음식점 종사자 교육도 주기적으로 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삼가고 조리반에 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해 호응이 좋다.
▶협동조합 설립해 지역공동체 역량 강화
2021년 1월에는 도시재생사업 추진지 마을과 거점시설을 지속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 주민을 조합원으로 하는 ‘삼가삼심 마을관리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오색빛깔 전통주 교실 등 거점시설 운영을 위한 각종 경영 교육을 하고 있다. 인기를 더하고 있는 삼가 황토한우와 연관된 지역 특산품을 개발, 보급하려는 기획 의도다.
삼가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앞으로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을 이끄는 주체인 지역민의 갈등을 관리하고,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삼가 한우를 주제로 쇠퇴된 공간을 기회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피부로 느끼는 도시재생사업으로 경쟁력 있는 삼가면을 만들어 관광객과 주민들의 많은 많은 호응을 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