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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조작 드루킹' 판박이···IP(인터넷주소) 2개로 한-중 축구 8강전 때 포털 다음 사이트서 매크로 돌렸다

중국 응원클릭 2300만 건 클릭 중 두 곳서 2천만 건 들

정기홍 기자 승인 2023.10.04 17:06 | 최종 수정 2023.10.04 20:17 의견 0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때 포털 사이트 다음의 응원 페이지에서 한국이 아닌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은 특정 IP(인터넷주소)에서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음 운영사인 카카오는 지난 1일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중국 8강전 당시 중국 응원 클릭 수 2300만 건 가운데 해외의 2곳 IP에서 2000만 건에 가까운 클릭이 쏟아져들어왔다고 4일 확인했다. 카카오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경기 중에 다음 사이트에서 총 3130만 건의 ‘클릭 응원’이 있었다. 이 중 221만 건(6.8%)은 한국 응원이고 2919만 건(93.2%)는 중국 응원이었다.

클릭응원 총 3130만 건 가운데 2294만 건의 IP 주소를 확인한 결과 네덜란드 1개 IP에서 1539만 건, 일본 1개 IP에서 449만 건의 클릭이 들어왔다. 모두 1989만 건이 2개 IP에서 클릭된 것이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카카오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평소 다음스포츠의 접속 IP 비중은 한국이 99.6%이다. 이어 일본과 미국이 각각 0.1%, 기타 국가가 0.2% 수준이다. 중국은 다음 접속이 차단된 국가다.

문제의 두 IP에서는 축구 경기가 끝난 2일 새벽 0시 30분부터 클릭이 집중됐다.

다만 아직 중국 클릭응원이 실제로 네덜란드와 일본에서 발생한 것인지, 혹은 한국이나 중국, 북한 등 제3국에서 네덜란드나 일본을 경유만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카오는 “분석 결과 한-중 축구 8강전 클릭 응원 수의 이상 현상은 이용자가 적은 심야시간대에 2개 IP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들어낸 이례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서비스 취지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로 간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

카카오 측은 특정팀에 대한 클릭응원 숫자가 과도하게 부풀려지는 현상을 감안해 지난 2일 클릭응원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1두 개의 IP에서 클릭응원이 집중 들어왔으면 시스템에서 곧바로 감지하고 중단을 시켜야 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과 중국의 축구 8강전 때 포털 다음의 클릭 응원 페이지. 경기 종료 직후 중국팀을 클릭응원이 89%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의 클릭응원 비율은 다음과 정반대였다. 다음 캡처

박 의원은 “이러한 매크로 조작 행위와 IP를 우회하는 VPN 기술은 8800만 개의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처럼 여론을 조작하는데 쓰이는 교묘한 도구들이다.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이런 조작행위가 드러났다는 것은 절대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재앙”이라며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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