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9일)은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 절기입니다. 24절기의 처음인 입춘(立春)에 이어 두 번째 절기이지요. 봄기운이 기지개를 켜는 입춘과 동면(겨울잠)을 하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 사이에 있습니다.
양지바른 곳엔 이미 봄기운이 다가왔습니다. 부산에선 벚꽃이 피었다더군요. 이 때엔 산수유와 매화꽃 봉오리가 겨울을 난 나목(裸木)에서 올라옵니다.
어제 밤 부울경에는 여름철 장맛비처럼 봄비가 억수같이 내렸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맑고 봄처럼 온화합니다.
혹한을 이겨내고 봉오리를 빼꼼히 내민 산수유 모습. 봄비를 맞은 가지엔 빗방울이 맺혀 있다. 경남 함양군
하지만 4월까지는 방심하기 이릅니다. 꽃샘추위가 부지불식간에 찾습니다. 작년엔 과실이 수정을 하는 시기에 한파가 닥쳐 꽃이 말라 비틀어져 배와 사과, 감 등의 가격이 폭등해 지금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우수 절기의 속담에는 봄과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우수·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은 맹추위도 이 절기가 되면 누그러진다는 뜻입니다. 또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속담도 얼었던 얼음이 녹아 없어짐을 이르는 의미합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월령저수지에 기러기 두 마리가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유영하고 있다. 고즈넉함에 한가로움이 와닿지만, 실제론 유영을 하면서 물밑의 물고기를 낚아챈다. 정창현 기자
옛날 중국에서는 우수 이후 15일간을 3개로 나눠 첫 5일간은 수달(水獺)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다음 5일간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마지막 5일간은 초목에 싹이 튼다고 했습니다.
우수 절기가 되면 얼었던 강물이 녹아 수달이 물 위로 올라오는 물고기를 잡아 먹이를 마련하고, 추운 지방의 새인 기러기는 봄기운을 피해 다시 추운 북쪽으로 날아간다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마지막 5일간, 즉 말후(末候)에는 풀과 나무에 싹이 튼다는 뜻입니다.
농촌 들녘 양지 바른 과수원에서는 가지치기를 하는 농업인의 손길이 바쁘고, 어촌에서는 따스한 봄 햇살을 받으며 그물망을 다시 손질하는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