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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손자병법'·'봄날' 원로배우 오현경 씨, 뇌출혈 투병 끝에 별세···향년 88세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3.02 23:20 | 최종 수정 2024.03.03 01:34 의견 0

연극무대를 70여 년 누벼온 원로배우 오현경 씨가 별세했다. 향년 88세다.

한국영화배우협회 측에 따르면 오 씨는 지난 1일 오전 9시 11분쯤 경기 김포시의 한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져 약 7개월가량 투병 생활을 해왔다.

연극 '봄날' 포스터

고인은 지난 1936년 11월 태어나 1954년 전국적인 명문 서울고 2학년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며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이듬해 전국고교 연극 경연대회에서 '사육신'으로 남자연기상을 수상해 재능을 확인했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재학 중 연세극예술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졸업 후에는 '휘가로의 결혼', '맹진사댁 경사', '동천홍', '허생전' 등 많은 연극 작품에 출연했다.

'TV손자병법' 방송 캡처

1961년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방송에 데뷔한 이후 TV 드라마와 연극,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했다. 최고 인기 드라마 'TV손자병법'(1987~1993년)에서 만년 과장 이장수 역으로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식도암, 위암을 겪으며 잠시 연기 활동을 중단했지만, 2008년 연극무대로 돌아와 '제2 전성기'를 맞았다.

2008년 서울연극제 '주인공'에서 최팔영 역으로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을 받은 데 이어 2009년엔 '봄날'에서 아버지 역으로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연기상을 탔다.

특히 60여년간 연극 무대를 지킨 연극계의 거목이었다. 최근까지 연극 '봄날' '레미제라블'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3월의 눈' 등에 참여했다.

이후 영화 '후궁·제왕의 첩'(2012년), '전국노래자랑'(2013년), '나랏말싸미'(2019년) 등에 출연했다.

뇌출혈로 쓰러지기 전까지도 연극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에는 연세극예술연구회가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함께 올린 합동 공연 '한 여름밤의 꿈'에 잠깐 출연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유작이 됐다.

오 씨는 동아연극상 남우조연상(1966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1985년), KBS 대상(1992년), 제60회 서울시 문화상 연극 부문(2011년)에 수상했다.

2013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17년 세상을 떠난 배우 윤소정 씨와의 사이에서 딸 지혜(배우), 아들 세호 씨를 뒀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2호실이고 발인은 5일이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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