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만 마늘 농가, 1만 농가가 넘는 경남 농민들 눈이

30일 오전 11시 경남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공판장에서 시작된 올해 첫 마늘 초매식이 20분 만에 중단됐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시작된 첫 경매에서 상품 피마늘(스페인산 대서종) 경매가는 1㎏ 3950원으로 나왔다. 경매가가 4000원 선을 넘지 못하자 경매장에 있던 농민 입에서 탄식이 터졌다.

이후 20분간의 경매에서 상품은 3700∼3900원 대, 중품은 3400∼3600원 대, 하품은 3300원 대 이하로 나왔다.

이때부터 경매장 바깥에 있던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소속 농업인 300여 명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경매장엔 창녕농협 조합원만 들어갈 수 있다.

이들은 "평균 생산비가 3950원이다. 평균 경매가가 3500원이 뭐냐", "경매 안 하는 게 낫다. 집어치워라"고 외쳤다.

이들의 행동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마늘 값이 좋지 않자 이벤트성 시위를 준비했다.

앞서 이들은 오전 10시 경매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경남의 마늘 산지인 창녕·합천·남해·고성·하동군의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소속 농민은 물론 전국의 마늘 산지 농민둘이 모였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생산비 보장과 유통구조 개혁을 요구했다.

최상은 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조사한 올해 피마늘 평균생산비가 스페인산 대서종의 경우 3950원"이라며 "생산비를 보장하려면 상품·중품·하품 모두 평균 경매가가 4000원은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피마늘 평균 경매가가 4000원을 넘지 못했다. 그런데 그 뒤에 소비자가는 6500원을 넘었다"면서 "농민들이 4000원도 받지 못한 마늘값을 중간유통상들이 고스란히 2500원 이상 삼켰다. 이런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정부는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이경 창녕농협 조합장은 이날 시위를 의식해 초매식 인사말에서 "경매가가 낮더라도 일단 며칠 정도 지켜보자. 그래도 경매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농협도 농민들 단체행동에 협력하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평균 경매가가 3500원을 넘지 못하자 이 호소도 무용지물이 됐다.

이어 정부 관계자와 마늘생산자협회, 중간상인회 관계자가 만나 정부 수급가이드라인인 4400원 선을 고려해 경매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데 협의했다.

경매는 이런 진통 끝에 낮 12시 30분 재개됐다.

창녕농협공판장 피마늘 경매는 오는 8월 말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