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질타에 홍준표 대구시장 "더이상 질문 사양한다"며 꼬리 내려
“한동훈,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 말로 마무리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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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23:51 | 최종 수정 2024.04.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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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4·10 총선 참패에 대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책임론을 제기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한 전 위원장 지지자의 글에 “더이상 그런 질문은 사양한다”며 꼬리를 내렸다. 그의 잇단 '한동훈 까기'에 여론의 비난이 거세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서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고, 한동훈은 총선을 대권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라며 했다. 앞선 비난과 비슷한 톤이다.
이날 ‘동훈이형’이라는 네티즌은 “45%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있는 한동훈이 차기 당대표를 맡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 같다”며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대부분의 국민은 총선 패배의 원인이 한동훈만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치 초보 치고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했던 한동훈을 너무 모질게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한동훈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정권 재창출에 큰 도움이 될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한동훈에게 한번만 더 기회를 주면 지방선거,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하리라 굳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네티즌은 한 전 위원장을 응원하는 내용이 담긴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들을 캡처한 사진 등을 올렸다.
이에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은)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 검사였고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다. 더이상 우리당에 얼씬거리면 안된다”고 단언성 글을 썼다.
그는 이어 “내게 그런 비난하는 거 한 두 번 들은 소리도 아니고 나는 그런 우매한 사람들 말 듣고 정치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렇게 모질게 당하고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신 나간 배알없는 짓으로 보수우파가 망한 것”이라고 톤을 높였다.
홍 시장은 또다른 댓글에서 “지금 지지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2022년 8월 대선후보 경선 때 나는 4%, 윤 (당시) 후보는 40%였으나 두달반 뒤 내가 48%였고 윤 후보는 37%였다. 한국 정치판은 캠페인에 따라 순식간에 바뀐다”며 뜬금없는 자신의 공치사도 했다.
이 네티즌의 한 전 위원장 차기 당권주자로 언급엔 “나는 한동훈을 애초부터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의 등장은 일과성 헤프닝으로 봤다”며 “윤 대통령과 같은 기적은 두번 다시 없다”고 나름의 평도 했다.
홍 시장은 한 글에만 댓글을 잇따라 올린 것도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홍 시장이 자신의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에 거꾸로 여론의 비난 목소리가 커지자 이른바 '말을 많이 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는 약 2시간 뒤 “오늘 이 답변으로 한동훈에 대한 내 생각을 모두 정리한다”며 마지막 댓글을 남겼다.
홍 시장의 전체 차기 대통령 주자 지지율은 여야를 통틀어 높지 않다.
지난 18일 국민의힘 정치인을 대상으로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선 한 전 위원장이 21.3%로 독보적 1위를 기록했고 이어 홍 시장은 12.1%였다.
홍 시장의 지지엔 이준석의 개혁신당 지지층에서 35.8%로 가장 높았다. 최근 둘 간의 '케미'로 서로 띄워주기 말을 주고받고 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12.6%,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 13.1%로 나와 한 전 위원장의 견제용으로 홍 시장을 역선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전 위원장 45.4%로 독보적 1위를 했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11.2%, 홍 시장 8.9%, 오세훈 시장은 8.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