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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현 기자의 고샅길 산책] 안개가 빚어낸 '사계절 풍경들'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7.18 12:41 | 최종 수정 2024.07.22 00:26 의견 0

더경남뉴스의 '정창현 기자의 고샅길 산책'은 발행인인 정 기자가 세상사에서 비껴서 있는 곳곳을 찾아 그 속내를 한 꺼풀씩 벗겨내는 코너입니다. 고샅길은 '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입니다. 정 발행인은 '고샅길' 의미처럼 이 구석, 저 구석을 찾아 '호흡이 긴' 사진 여행을 합니다. 구석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도심의 풍경과 정취도 포괄해 접근합니다. 좋은 연재물이 되도록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장마철인 요즘 부울경 지역에 안개가 많이 낍니다. 한동안 중부 지역 서해안에서만 끼었다가 남부해안 지역으로 옮긴 듯합니다. 육지 안개 및 바다 안개 주의보도 발효 중입니다.

안개는 여름 장마철인 요즘과 같이 습기를 가진 공기가 밤에 냉각돼 응결된 상태를 말합니다. 지표면 가까이에 아주 작은 물방울이 부옇게 떠 있는 현상이지요.

태양의 에너지를 받지 못하는 밤에 지면의 습기를 가진 공기가 복사냉각(대기와 지표면이 냉각되는 현상)을 하며 발생합니다. 습기를 가진 공기가 냉각되기 때문입니다. 낮은 곳에서 냉각되면 안개이고, 높은 곳에서 냉각되면 구름이 됩니다.

복사냉각은 날씨가 맑고 바람이 약한 밤에 잘 일어납니다. 안개는 해가 뜬 다음 온도가 올라가면 작은 물방울이 증발해 없어지고 맑은 날씨로 이어집니다. 아침에 안개가 자욱한 날 낮은 아주 맑아집니다.

▶ 여름 안개

한여름인 7월 경남 진주시 진성면 진성간이역 철길에 낀 안개 운치입니다. 20년 전인 2003년에 찍었습니다.

지난 6월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 앞 안개입니다. 파릇한 벼와 안개로 흐릿한 농가의 뒷배경이 잘 어울립니다.

지난 5월 전북 고창 가는 길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자욱한 안개 속을 헤치고 해가 떠오르고 있네요.

안개의 농도는 습도와 온도, 바람은 물론 응결핵의 종류나 양에 따라 결정됩니다.

예컨대 공장지대는 공기 중에 먼지, 매연이 많아 응결핵이 많으므로 습도가 80% 정도만 되어도 안개가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97% 이상의 습도에서 발생합니다. 30도가 넘는 폭염에 장맛비로 대기 습도가 높을 땐 안개가 더 많이 낍니다.

많은 이들은 강가나 호수가에 낀 안개의 운치에 감탄하지만 안개는 끼지 않는 게 좋습니다. 차량 운전에도 악영향을 주지만 사람의 몸에도 좋지 않고 가축과 작물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호수 근처에 안개가 자주, 많이 끼는데 대체로 장수마을은 아니라고 합니다. 호흡기에 좋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심마니들은 안개를 자신들의 은어로 '데팽이'라고 한다고 한다네요. 흔하게 보는 안개가 만든 사계절의 별천지를 소개합니다.

▶겨울 안개

아침 해가 막 떠오른 시각 자욱한 안개 모습. 지난해 11월 경남 진주시 진성면 들녘에서 찍었습니다.

11월 아침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에서 옛 경전선 와구터널로 가는 지방도 주변의 안개 운치입니다.

▶ 가을 안개

황금 들녘의 10월 안개 운치입니다. 누렇게 익은 벼가 안개 이슬을 머금고 있는 모습이 정말 좋습니다.

10월 경남 산청군 국도의 안개 모습. 빨간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욱하게 끼었습니다.

10월 경남 산청군 국도 안개 모습. 운전을 조심해야 할 정도입니다.

바다 안개인 해무(海霧)입니다. 안개가 많이 끼지 않아 한 어선이 조업에 나가고 있네요.

▶봄 안개

지난 4월 초 진성면에서 문산면으로 넘어가는 도로를 지나다가 찍었습니다. 말 그대로 안개가 자욱합니다.

위의 사진과 마찬가지로 4월 초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생가리'(애벌갈이 경상 사투리)를 한 논 뒤에 해가 떠올랐습니다. 비가 많이 와 논에 물이 고여 있네요. 대기에 안개를 만드는 습기가 많다는 뜻입니다. 이상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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