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파리]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김제덕 "손등의 벌 알았지만 안 쏠 수 없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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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0 15:25 | 최종 수정 2024.08.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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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양국 단체전에서 연속 3번 우승을 달성한 한국 남자 양궁의 김제덕 선수(20·경북 예천군청)가 손등에 벌이 앉아 조준을 방해하는 데도 흔들리지 않고 10점 만점을 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고 있다. 이 모습은 TV 중계 화면에 그대로 포착됐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충북 청주시청)-이우석(코오롱)-김제덕은 29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리커브 남자 단체 결승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5-1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같은날 치러진 중국과의 준결승은 꽤 어려운 경기였다.
1세트에서 54-54 동점으로 1점씩을 얻었다. 2세트에서는 57-54로 이겨 한국이 승점 2점을 가져왔다.
3세트에서 중국이 먼저 쏘았고 한국은 36-53에서 두 발을 남겨두었다. 두 발에서 18점만 쏘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슛자세를 취하는 김제덕에게 벌 한 마리가 찾아들었다.
이 벌은 활 시위를 잡은 김제덕의 오른손등에 앉아 있다가 이어 조준점 사이를 날아다녔다.
김제덕은 흔들리지 않았다. 조준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졌지만 침착하게 조준해 활 시위를 당겼고 화살을 정확하게 10점 과녁에 꽂았다. 이어 이어 김우진도 10점을 쏴 한국은 중국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김제덕은 경기 후 "사선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벌이 있었다. 쫓아낸 다음에 섰는데 벌이 그대로 따라오더니 입술에 붙었었다"며 "(팔을) 내릴 수가 없었고 안 쏠 수가 없다”고 당시 순간을 떠올렸다.
김제덕의 이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훈련을 얼마나 했으면 손에 벌이 앉아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10점을 쏘나", "옛날엔 선수들이 뱀 두르고 활 쏘는 연습도 했다는데 그래서 끄떡도 안 하나 보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제덕은 만 17세로 출전한 2020녘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따 한국 남자 양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이 3개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