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땐 좋던 기억력이 상실되는 치매는 자신의 영혼을 잃고 살아야 하는 슬픈 질병입니다. 옆에서 간호하는 가족들도 불행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원치 않는 치매는 많은 이에게 삶의 마지막 과정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진 과학과 의학으로 치매를 100% 막는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전에 제대로 예방적 준비를 하면 채매에 걸릴 위험을 4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에는 음주, 흡연 등 10여 가지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매 직전에 나타나는 눈과 귀의 증상과 치매 예방법을 알아봅니다.
▶치매 전조는 평소 눈 상태에서도 감지돼
눈에서의 치매 전 증상은 '주위 배경에 숨어 있는 흐릿한 숫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테스트 사례는 유튜브 동영상, SNS 등에 많이 돌고 있어 검색해 테스트를 해 보면 되겠습니다.
이 테스트는 우리가 자주 하는 시력검사의 일종인 '명암 민감도 검사'와 비슷합니다. 즉, 배경과 명암 차이가 크지 않은 흐린 글자를 구분하는 능력을 보는 것입니다.
명암 민감도 검사에서 점수가 낮은 사람들의 치매 발병률이 31%나 높았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망막세포가 명암을 읽고서 이를 감각 신경으로 이어주고, 거기서 기억 저장으로 연결되는데 망막이 잘못되면 감각 신경으로 이어지지 않아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을 둘러싸고 있는 내벽 신경세포(말단 감각기)로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합니다. 망막에 있는 간상세포(rods)는 적은 양의 빛에 민감해 어두운 곳에서도 물체를 식별하도록 돕습니다. 밝은 곳에 있다가 어두운 곳에 들어가 조금 있으면 적응돼 사물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이 세포 덕입니다.
따라서 시력은 치매와 상당한 연관이 있습니다.
눈앞에 나타난 형태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12년 후 치매 발병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단순히 눈이 나쁜 것도 치매 위험성을 높입니다. 많은 연구에서 시력(교정시력)이 0.5보다 낮으면 치매 위험율이 올라갔고, 0.2보다 낮으면 치매 위험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따라서 눈이 나쁘면 안경, 렌즈로 시력을 교정해야 합니다.
안과 질환과 치매 위험도의 상관관계도 큽니다. 황반 변성, 녹내장, 백내장 같은 질병은 치매 위험을 높입니다. 이도 수술을 받으면 치매 위험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결론은 시력을 지키려면 안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겠고, 치매 위험도도 줄이겠지요.
또한 집이나 사무실 조명도 신경을 써야 하겠네요. 어두운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일상에서 눈을 보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눈을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는 운동인데 뇌의 기억력을 강화하는 훈련이라고 합니다. 물론 아래 위로 움직이는 것도 눈의 피로를 푸는데 아주 좋겠지요.
안구 운동(훈련)은 정신 질환 치료에도 쓰입니다. 환자의 눈앞에 펜 등을 옆으로, 아래위로 움직여 눈이 이를 좇게 하는 치료법입니다. 의학적으론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재처리 기법)이라고 합니다.
이 방법은 예전 기억을 회상하거나 기억을 더 공고히 하는 효과가 있는데, 안구 운동을 시켜 부정적이고, 기분 나쁜 생각을 감소시키는 치료방법입니다. 트라우마를 지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이는 반구(半球·구의 절반)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시각 정보는 서로 교차해 뇌에 저장되는데 오른쪽 눈으로 본 시각 정보는 왼쪽의 뇌로, 왼쪽 눈이 본 시각 정보는 오른쪽 뇌로 갑니다. 이를 반복하면 상호작용이 저절로 일어나 자극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자극은 뇌로 전달되고,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치입니다.
▶난청도 치매와 연관
난청은 치매 등 뇌잘환 발병과 연관성이 그중 높다고 합니다. 난청이 오래 지속되면 치매와 연관된 뇌의 부피 줄어든다는 겁니다.
난청(難聽)은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거나 손실된 상태이며 청각 기관의 장애로 생깁니다.
따라서 작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가는귀가 먹으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말입니다.
난청은 (초)고령화 사회에 치매와 아주 밀접해 있습니다. 건강한 80~90대 어르신들에게 먼저 찾는 것이 청력 저하입니다. 노년 어르신들에게 보다 큰 소리로 말을 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청력 이상과 치매 상관관계, 보청기를 통한 교정의 유효성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존스홉킨스대 앨리슨(Alison R. Huang)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물입니다.
지난 2011년부터 2413명의 65세 이상의 노령층 환자를 대상으로 난청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70세 이상의 노령층 중 3분의 2 이상이 청력 이상을 느낄 만큼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증도 이상의 난청인 경우 치매 위험이 대폭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중증의 난청이 있으면 치매 유병률이 정상인보다 무려 1.6배나 높아졌습니다.
난청으로 인한 치매 예방을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 보청기를 끼는 것만으로 치매 위험을 최대 32%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중증 이상의 난청이 생겨도 보청기만 제대로 착용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00세 시대에 보건 당국이 고려해봐야 할 대목입니다.
앨리슨 교수는 "난청과 치매 관계 메커니즘(체제)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그림도 조만간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젊은층 치매 현상 늘어
위에서 보듯 눈과 귀의 건강 상태는 차매 발병률과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몸의 어느 한 곳에 병이 나면 당연히 뇌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눈과 귀를 살필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노년층 못지 않게 젊은층에도 치매 증상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어찌 보면 65세 이상 노령층보다 젊은층의 치매가 더 힘들 지 모릅니다.
젊은 치매는 '인지 저하'보다 '운동 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난다고 하네요.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는 젊은 치매의 요인 15가지를 정리한 연구를 내놨습니다.
살펴 보니 걸리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인데, 위험 요인으로 ▲교육 수준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사회적 고립 ▲음주 행태 ▲알코올 의존증 ▲악력(손으로 쥐는 힘) ▲청각 장애 ▲기립성 저혈압(앉았다 일어날 때 혈압이 낮아져 어지럽거나 실신하는 상태) ▲뇌졸중 ▲당뇨병 ▲심장병 ▲우울증 ▲비타민 D 부족 ▲급성 감염 등으로 인한 '높은 C 반응성' 단백질 수치 ▲알츠하이머와 연관된 'APOE ε4' 유전자 보유 등입니다.
보통 40세를 '중년의 구간', '중년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이 때부터 핏속에 염증이 증가하고 신진대사도 느려집니다. 여성은 폐경을 겪으면서 노화 패턴이 이전과 달라집니다.
당연히 뇌에도 중년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뇌가 조금씩 쪼그라들기 시작해 중년은 뇌 노화의 전환점입니다. 40세가 넘으면 뇌는 치매의 갈림길에 놓인다고 합니다.
다만 노화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속도로 일관되게 진행하지 않습니다. 폭삭 늙어버리는 경우도 흔하게 목도합니다.
따라서 중년의 건강 지킴은 치매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40대에 꼭 지켜야 할 건강 수칙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