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대학 1기 대학’으로 지정된 경상국립대가 교육부의 경고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국립대는 우주항공 분야 글로컬대에 선정됐으며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 받는다. 당초 교육부에 낸 혁신 계획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축소한 것이 이유다.
경상국립대 진주시 칠암동 캠퍼스 전경. 경상국립대
27일 교육부와 경상국립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된 경상국립대, 강원대·강릉원주대(통합), 울산대에 최근 경고장을 보냈다.
앞으로 혁신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글로컬 대학 지정을 취소하거나 지원금 50%를 삭감하겠다는 내용이다.
윤석열 정부가 도입한 ‘글로컬 대학’ 정책은 혁신하는 지역 대학을 선정해 5년간 1000억 원씩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0곳을 선정했고, 2026년까지 20곳을 더 지정할 계획이다.
경상국립대는 ‘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국립대는 글로컬 대학에 지원할 때 ‘우주·항공 분야 전공 수준을 서울대만큼 끌어올리겠다’는 것을 ‘핵심 추진 목표’로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대와 ‘공동 학위제’ ‘학석사 연계’ 등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경상국립대에서 학사과정을 마치고 서울대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학석사 연계’는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다만 핵심 계획인 ‘학사 공동학위제’는 서울대가 미온적이어서 진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상국립대는 “학사 공동 학위제는 서울대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 미뤄지고 있지만, 비전을 제시하면서 끝까지 설득해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대 측은 “대학 본부 차원에서는 공동학위제 취지에 공감하지만, 학생들 반발이 심해 문제”라며 “다른 방안이 있는지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울산대와 강원대·강릉원주대는 핵심 계획은 이행하고 있지만 세부 계획을 애초 안대로 진행하지 않아 경고를 받았다.
울산대는 애초 180명 규모 자유 전공 융합 대학을 신설하겠다고 계획했다.
하지만 2025학년도 자유 전공 융합 대학 선발 인원이 50명에 그쳤다.
강원대·강릉원주대는 오는 2027년까지 학부생·대학원생 등 외국인 유학생 5000명을 유치한다고 계획했다.
그러나 기숙사 부족 등 이유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려다 교육부 경고를 받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3개 대학 모두 경고를 받은 후 ‘종전 계획안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당분간 지켜볼 예정”이며 “3년 차 중간 평가 때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실제로 지정을 취소하거나 지원금을 삭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국립대는 이날 핵심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경상국립대는 입장문에서 "우리 대학은 우주항공대학 설립, 경남우주항공방산과학기술원 설립, 지역 전문대학 연계 교육, 항공우주방산 분야 지역창업생태계 조성 등 주요 세부 과제를 충실히 진행하고 있다"며 "경상국립대-서울대 간 공동 및 복수학위제 추진을 위한 공동 교육과정 운영의 지속 확대, 교원의 상호 파견 및 시범사업 제안 등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우주방산 분야의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벨기에 몽스대학 등 관련 분야 해외 유수 대학 및 대학원과 공동·복수 학위제를 위한 협정도 했다"며 "글로컬대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실행계획서에 따라 주요 핵심 추진 목표를 성실히 추진하고자 대학의 총체적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