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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 출신 대한민국 제1호 기상캐스터' 김동완 씨 89세로 별세

천진영 기자 승인 2024.09.15 17:29 | 최종 수정 2024.09.16 01:30 의견 0

'대한민국 제1호 기상캐스터'로 인기를 구가했던 김동완 전 기상청 기상 통보관이 15일 89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김 전 통보관은 1935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대구공고를 졸업했다. 학창시절 공군 조종사의 꿈을 가졌으나 1959년 기상청 전신인 국립중앙관상대에 들어갔고, 1965년부터 기상예보 담당 사무관으로 1981년까지 중앙기상대 예고관을 지냈다.

김동완 전 기상청 기상통보관. 기상청 홈페이지

김 통보관은 기상캐스터의 개념이 없던 때부터 방송국 스튜디오에 공무원 자격으로 나와 날씨를 전하는 코너를 만드는 등 일기예보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당시 기상청에는 그에게 붙인 통보관 직책이 없었고, 방송국에서 임의로 통보관으로 오래토록 부르면서 정식 명칭이 됐다.

고인은 1974년부터 삼성에서 운영하던 TBC(동양방송)의 일기예보를 전담하다가 기상청 퇴직 후 1982년부터는 MBC 보도국 보도위원이 돼 1996년까지 MBC ‘뉴스데스크’와 아침 뉴스 프로그램에서 일기예보를 했다. 1965년에서 1997년까지 33년간 기상캐스터 역할을 했다.

김 통보관은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TBC에서 예보를 담할 때 다른 방송국 사장이 백지수표를 내밀었다고 했다"며 "이 소식을 들은 이병철 삼성 회장이 'TBC에서 10년 채우면 삼성 종신이사를 시켜주겠다'고 하셨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고인은 일기예보를 할 때 일기도를 직접 그려가면서 설명하는 등 딱딱했던 예보 방송을 대중성 있게 풀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파리가 조는 듯한 더위", "여우가 시집가는 날" 등 청취자와 시청자들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문구를 활용했다.

김 전 통보관은 1996년 방송 기상캐스터에서 은퇴한 뒤 민간 기상 정보 업체의 이사로 재직했다.

2000년 제16대 총선 때는 자유민주연합의 공천을 받아 고향인 김천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10년에는 MBC 뉴스데스크 40주년을 맞아 일일 기상캐스터로 등장하기도 했다.

2010년 세계 기상의 날에 '친근한 생활예보'를 전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서구 5호선 발산역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7일 오전 7시 30분이며, 장지는 경기 화성시 함백산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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