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국내 최초로 자연임신으로 다섯쌍둥이를 출산한 김준영·사공혜란 부부(경기 동두천시 거주)가 출산장려금과 부모 급여 등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1억 7천만 원 이상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0대 교육 공무원인 이 부부는 자연임신으로 임신한 남자 3명과 여자 2명을 20일 오전 11시대에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하게 출산했다. 아이들은 이날 오전 11시37분 첫째(남자·969g)를 시작으로 11시40분 둘째(남자·888g), 11시41분 셋째(남자·953g), 11시42분 넷째(여자·736g), 11시43분 다섯째(여자·781g)까지 10여 분 사이에 태어났다.
사공씨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받고 치료와 임신 준비를 위해 배란유도제를 맞았는데 첫 치료 이후 다섯쌍둥이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출산을 앞두고 신생아 한 명마다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생아집중치료실 간호사, 분만실 간호사 등 3명의 의료진을 한 팀으로 꾸려 만반의 준비를 끝냈고 수술실 밖에는 신생아 발찌, 신생아 기록지, 인큐베이터를 5개씩 준비했다.
23일 동두천시에 따르면 시는 이들 부부에게 시 조례로 제정된 출산장려금 1500만 원을 동두천 사랑카드로 지급된다. 이 카드는 지역화폐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시 조례는 출산장려금으로 첫째 100만 원, 둘째 150만 원, 셋째 250만 원을 주고 넷째부터는 500만 원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시의 산후조리비 100만 원과 경기도에서 주는 산후조리비 250만 원도 동두천 사랑카드로 지급된다.
정부 지원인 첫 만남 이용권(신생아 가정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바우처 프로그램) 1400만 원도 지급된다. 첫 만남 이용권은 국민행복카드로 주며 첫째는 200만 원이고 둘째부터 300만 원씩 지급돼 총 1400만 원이다.
이 말고도 아이 1명당 11개월까지 100만 원, 12∼23개월까지 1명당 50만 원의 부모 급여와 0∼95개월 1명당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도 준다. 아동수당은 어린이집 등원 여부에 따라 지급 형태가 달라진다.
정부와 지지자체가 축하용으로 주는 이들 현금성 지원금과 향후 매월 지급될 각종 수당을 합치면 1억 7천만 원 이상이다.
여기에다 임신·출산 의료비 지원금 500만 원과 국가장학금 추가 지원,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등 혜택을 포함하면 지원 액수는 더 커진다.
또 신생아 수에 맞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파견, 신생아 집중치료실 퇴원 이후 신생아의 건강 지속 관리 서비스(3세까지)가 주어진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시에 경사가 났다. 앞으로 시에서는 다섯쌍둥이 부모의 어려움을 수시로 청취하고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공적 자원을 동원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씨는 동두천 지역 고교 교사로 재직 중이고, 사공 씨는 경기 양주의 한 학교에서 교육 행정직으로 근무 중이다. 대학 때 연합 동아리 활동에서 만나 2016년부터 7년간 교제한 끝에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임신 때의 태명은 '팡팡이'로 지었으나 이후 다섯쌍둥이로 확인되면서 태명을 미국의 특수촬영 드라마인 파워레인저에 빗대 '팡팡레인저'로 바꿨다. 뱃속 태아 순서대로 그린, 블루, 옐로, 핑크, 레드로 불렀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22일 태어난 다섯쌍둥이를 축하하기 위해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을 서울성모병원에 보내 축하 편지와 선물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이 준비한 선물은 다섯 가지 색깔의 아기 옷과 자연산 미역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 산모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윤 대통령은 축하 편지에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다섯쌍둥이가 우리나라에서 건강하게 태어난 것은 우리 모두의 기쁨"이라며 "엄마, 아빠, 다섯 아기들이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