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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놀이 때 불화 있었다”…‘경북 봉화 경로당 농약류 집단 음독’ 용의자는 숨진 80대

정창현 기자 승인 2024.10.01 10:10 | 최종 수정 2024.10.01 10:45 의견 0

지난 7월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복날 살충제 사건’ 범인은 숨진 80대 할머니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경찰은 이 할머니가 숨져 진위를 직접 확인할 수 없고 진술과 분석 내용만으로 결론지었다. 농약 피해자 4명 가운데 1명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일 경북도경찰청에 따르면 도경찰청은 지난 7월 15일 봉화 경로당 회원 60∼70대 4명이 농약류를 음독한 사건과 관련, 피의자 A(85) 씨를 살인미수 피의자로 수사했고 A 씨는 같은 달 30일 사망해 공소권이 없어짐에 따라 불송치 결정할 예정이다.

A 씨는 농약 중독 증상을 보인 경로당 회원 5명 가운데 가장 늦은 지난 7월 18일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입원했으나 입원 12일만인 지난 7월 30일 숨졌다. 사건 당일 피해자 4명이 음료수병에 농약이 섞인 커피를 종이컵에 따라 마시고 농약 중독 증세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A 씨의 몇 가지 범행 증거와 정황은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가 7월 13일 아무도 없는 경로당에 들어온 것을 CCTV를 통해 확인했고 평소 집에 보관 중이던 농약 알갱이를 물에 희석해 경로당 냉장고에 있던 커피가 담긴 음료수병에 넣었다.

A 씨가 접촉한 커피포트와 싱크대 상판 감정에서 에토펜프록스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이 수거한 A 씨의 마당과 집에 뿌려진 알갱이 모양의 농약도 음료수병에서 확인된 농약 성분과 표준편차 범위 내에서 유사한 성분으로 구성된 농약이었다.

또 피해자 4명이 마신 커피를 담은 음료수병과 종이컵에서 위세척액과 같은 2종의 농약 성분(에토펜프록스·터부포스)이 검출됐다. A 씨의 위세척액에서도 피해자들과 같은 성분의 농약 2종을 포함해 다른 3종도 추가로 검출됐다.

경찰은 경로당 회원 간의 화투놀이 불화를 범행 동기로 봤다.

경찰은 “경로당에서 주로 화투놀이를 했는데 A 씨와 다른 회원들 간에 갈등과 불화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인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한 범죄를 막기 위해 노인복지법령과 조례를 개정해 경로당, 마을회관 내·외부에 CCTV를 설치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제도개선안을 행정 당국에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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