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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서 정치활동 명태균 파문] "윤석열 올려 갖고 홍준표보다 2% 앞서게 해주이소"···명태균, 제22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때 지시

명 씨, 경선 '미공개 여론조사' 조작 지시 정황 녹취록 공개
비슷한 시기 다른 여론조사와 차이… "윤에 영향력 확대 노린듯"

정창현 기자 승인 2024.10.16 13:38 | 최종 수정 2024.10.17 23:16 의견 0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20대 대통령선거(2022년 3월 9일) 국면에서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기 위해 수치를 조작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16일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표본만 인위적으로 키우거나 윤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연령대 표본을 늘리는 방식을 쓴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만들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제시하고 정치적 조언을 하면서 영향력 확대를 노린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 명 씨 페이스북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치러지던 2021년 9월 29일 자신이 창원에서 운영하는 선거 관련 기업인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이었던 강혜경 씨에게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대구시장보다 2∼3%포인트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도록 지시했다.

명 씨는 강 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라며 “그 젊은 아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계수 올려갖고 2∼3% 홍(준표)보다 (윤석열이) 더 나오게 해야 된다”고 지시했다.

이 말은 당시 청년층에서 홍 시장의 지지율이 윤 대통령보다 높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조사에 응답한 20, 30대 표본 전체가 아니라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표본만 인위적으로 키운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산다.

이에 따라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미공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홍 시장 간 격차가 약 4%포인트로 명 씨가 지시한대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가 주도한 여론조사는 비슷한 시기 진행된 다른 여론조사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21년 9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보수 진영 대통령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홍 시장 25%, 윤 대통령 19%, 유승민 후보 10% 순이었다.

또 제22대 대선 기간에 미래한국연구소가 PNR를 통해 실시한 ARS 여론조사에서 50번 중 윤 후보가 49번 1위였고 같은 시기 한국갤럽 등 규모가 큰 다른 업체의 조사에선 윤석열, 이재명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한 결과를 보였다.

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명 씨가 운영하는 PNR에서 윤 후보 측에 붙어 여론조작 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4일 "여론 조작을 문제 삼지 않았다. 어차피 경선 여론조사는 공정한 여론조사로 이뤄지기 때문에 명 씨가 조작해 본들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조작된 여론조사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이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 시장은 "국민일반 여론조사에 10.27%포인트 이기고도 당원 투표에 진 것은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영향이 더 컸다고 보고 나는 결과에 승복한 것"이라며 "더 이상 선거 브로커 명 씨가 날뛰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짓"이라고 했다.

하지만 명 씨는 자신의 SNS에 “홍 시장님, 진짜 자신 있으세요? 그만하세요, 망신당하지 말고?”라고 반박을 하며 설전을 잇자 홍 시장은 해당 글들을 삭제했다.

명 씨가 대선 본선 때도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실은 지난 10일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제 운영자로 알려진 명 씨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당원 57만여 명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이들을 대상으로 2차례에 걸쳐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노 의원실이 15일 공개한 2022년 2월 28일 명 씨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A 씨의 전화 통화에서 명 씨는 “이게 연령별 득표율을 하면 더 60세나 이런 데 다 올라가제. 윤석열이가”라고 말했다. 이어 명 씨는 “그거 계산해 갖고 넣어야 된다”고 지시했다.

미래한국연구소가 2022년 2월 28일 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실제 인구 구성비를 적용한 통상적인 여론조사 결과와 별개로 ‘19대 대선 투표율 가중치’를 적용한 분석값이 나온다.

이 가중치를 적용하면 윤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50, 60대의 샘플 비율은 늘어나고 20∼40대의 샘플 비율은 줄어든다.

※더경남뉴스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과 관련해 진위 여부를 떠나, 경남에서 태어나 창원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활동한 명태균 씨가 깊이 관여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기사를 실시간으로 독자들께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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