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짜모 존노"···'부산 싸나이 ' 가수 나훈아 씨 계엄 사태에 입 열어
정화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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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7 14:40 | 최종 수정 2024.12.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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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황' 나훈아 씨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특유의 부산·경남 사투리로 "우짜모 존노(어떻게 하면 좋나)"라며 자신의 심경을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17일 나훈아 씨의 '라스트 공연'을 본 관객들에 따르면 나훈아 씨는 지난 7일 대구 엑스코 동관에서 열린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의 공연 도중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심정을 밝혔다. 이날 공연은 나훈아가 지난 2월 은퇴 선언을 한 뒤 ‘마지막 전국 투어 콘서트’로 열렸다.
그는 자신의 대표곡인 '공'의 반주가 흐르는 가운데 "요 며칠 전 밤을 꼴딱 새웠다. 공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며 "(3일 밤 계엄 선포로) 집회가 금지 된단다. '우짜모 존노' 싶더라. 새벽에 계엄이 해제되는 걸 보고 술 한잔 하고 잤다"고 했다.
나훈아 씨의 자작곡 '공'은 국악풍 선율로 '살다보면 너나 나나 모두 어리석다는 걸 알게 된다'는 가사가 의미 있게 와닿는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 30분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선포 2시간 30여 분 만인 4일 새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하고 계엄사를 철수시켰다.지난 14일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나훈아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경기 고양시에서 연 공연에서 이 노래에 맞춰 "뉴스 보면 스트레스 받고 짜증 나는데 국회의원 뭐라 할 일 아니다. 누가 찍었냐. 우리가 찍었으니 가슴에 손을 올리고 반성합시다"고 일침했다.
지난 7일 대구 공연에서도 이 노래 멜로디가 나오는 가운데 경상도 사투리로 "국회의사당이 어디고? 용산은 어느 쪽이고? 여당, 여당 대표 집은 어디고?"라며 정치권을 질타했다.
나훈아 씨는 정치권 러브콜도 수차례 받았는데 1992년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 총선 출마 제안에 "'울긴 왜 울어'를 세상에서 누가 제일 잘 부릅니까? 마이클 잭슨이 더 잘 부릅니까?"라며 자신은 노래만 부르겠다고 일언으로 거절했다.
나훈아 씨는 지난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이후 '무시로', '잡초', '홍시' 등 국민 애창곡이 된 다수의 히트곡을 내놓은 한국 최고의 가수로 일컬어진다.
'가황(가수 황제)' 나훈아 씨의 고별 무대는 내년 1월 10~12일 사흘간 88서울올림픽 때 제1체육관으로 쓰였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서울 케이스포(Kspo)돔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