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지방에 2월 초하룻날 비가 촉촉히 내립니다. 늦겨울비라 쌀쌀합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남부 지방엔 비구름대가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 비는 특별해 보입니다. 아직 겨울 날씨가 지속돼 춥지만 모레(3일)이 봄을 세운다(봄이 온다)는 절기 '입춘(立春)'입니다. 며칠 전 설 직전부터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설에 강풍마저 불어 매우 추웠지요. 진주에는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바람이 강했습니다.
며칠 후 전국에 다시 폭설을 동반한 추위가 찾아온다지만 이 비는 봄을 재촉하는, 봄 마중 비임엔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겨울의 끝자락에 조용한 농촌 마을에 조용히 내리는 늦겨울비 스케치입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비'이지요.
정월 초하루, 늦겨울비 내리는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 앞 정취. 마을길이 비에 촉촉히 젖었고, 겨우내 말라 있던 벼 그루터기도 비를 흠뻑 머금었다. 저 멀리 마을을 지키는 산엔 비구름이 잔뜩 걸쳐 있다.
마을 안쪽 길에도 비가 제법 내리고 있다. 호젓한 마을길에 '일 트럭'도 오늘 하루는 만사를 제쳐놓고 푹 쉬는 듯하다. 이날 비는 머지않아 저 뒤쪽 대나무의 색깔도 바꿀 것이다. 3일이 입춘이다.
마을 포장도로 낮은 곳에는 빗물이 고여가고 있다. 위의 왼쪽엔 빗물이 도로를 적시면서 바닥에 건물 잔영을 만들었다.
처마 밑에 둔 빗물받이 통엔 빗물이 쉼없이 떨어지고 있다. 한여름 비오는 날 풍경처럼 여겨진다.
정원수 옆에 둔 빗물받이 통이 빗물로 넘쳐 흘어내리고 있다.
늦겨울비를 맞는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 한 가정 모습. 조용히 '일 트럭' 옆엔 처마밑으로 빗물이 주룩주룩 소리 내 떨어지고 있다. 이상 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