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이 자라는 속도가 노화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노화·유전학 전문가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하버드 의대 교수는 지난 2022년 팟캐스트 ‘라이프스팬’에 출연해 “손톱 성장 속도가 인체의 노화 진행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밝혔었다.

손가락과 손톱. 정기홍 기자

그는 당시 연구자들이 다양한 연령대 수백 명의 손톱에 작은 줄자를 테이프로 붙여 수 년간 손톱의 성장 속도를 추적한 지난 1979년의 연구를 인용했다.

생물학적 노화는 실제 나이와 달리 신체의 세포와 조직의 기능 저하를 나타낸다.

싱클레어 교수는 이 논문에서 사람의 손톱 성장 속도는 수명 기간에 5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30세 이후 매년 약 0.5%씩 손톱 성장 속도가 줄었다.

이어 2011년 연구에서는 손톱의 성장 속도 저하가 25세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확인됐다.

연구팀은 "손톱이 빨리 자라고 또래보다 손톱을 더 자주 깎는다면 또래의 평균보다 느린 속도로 늙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손톱 성장 속도 감소가 나이가 들수록 느려지는 혈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혈류 속도가 감소하면 몸의 신진대사 저하와 연관돼 있으며 손톱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 영양 결핍이 있으면 손톱 성장이 더디고, 호르몬 수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춘기 청소년과 임신부의 손톱은 빠르게 자란다.

이와 함께 피부 미용 전문가인 미셸 헨리 맨해튼 박사는 허프포스트에서 "나이가 들수록 손톱의 주요 성분인 천연 단백질 생산이 감소한다"며 "이로 인해 손톱이 더 건조해지고 부서지기 쉬워진다"고 했다.

그는 “케라틴 단백질은 모낭에서도 발견돼 나이가 들면 머리카락 질감도 변화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톱 모양은 피부암 판별 등에도 활용된다. 흑색종, 빈혈 등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손톱 밑의 검은 반점은 흑색종이나 사마귀와 같은 암의 징후일 수 있다.

흑색종은 손·발가락은 물론 발바닥, 얼굴, 등, 정강이 등에 잘 침범한다. 반점이나 결절로 보여 검은 점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병변이 대칭적이지 않고 경계도 불규칙하다.

색깔이 다양하면서 지름이 0.6㎝ 이상이면 부위가 가렵다. 헐거나 더 커지면 흑색종일 가능성이 높다.

손톱에 흰 반점이나 줄이 생겼다면 아연, 칼슘, 철분 부족이거나 곰팡이 감염일 수도 있어 식단을 조절할 이유가 있다.

또 손톱이 넓어지고 손가락 끝 옆으로 휘감기는 ‘클럽 현상’(clubbing)은 저산소증의 신호일 수 있다.

저산소증이란 신체 조직의 산소 수치가 낮아지는 현상으로 주로 만성적인 심장이나 폐 질환으로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