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1학년 김하늘(8) 양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교사 명재완(48) 씨의 신상이 공개됐다.

대전시경찰청은 12일 "지난 11일 살인 피의자인 명 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의 적절성을 심의하는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름과 나이, 얼굴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명 씨가 '신상 공개 결정에 이의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대전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심의위원들은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피해자 유족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찰이 12일 공개한 대전초교생 김하늘 양 살해교사 명재완(48) 씨. 대전시경찰청

대전시경찰청

대전경찰청이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2021년 3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최찬욱(당시 26세) 씨, 2022년 8월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 사건으로 구속된 이승만(당시 52세)·이정학(51세) 씨에 이어 3번째다.

명 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5시 50분쯤 교내에서 돌봄 수업을 듣고 혼자 나오는 김 양을 근처 시청각실로 유인해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명 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목과 팔 등을 찔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경찰은 지난 7일 명 씨를 체포한 뒤 범행 26일 만에 구속했다.

명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우울증 등을 앓으며 병가와 휴직을 반복해 왔다.

명 씨는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 교감 선생님이 수업에 못 들어가게 했다"며 "'돌봄 교실에서 나오는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겠다'는 생각으로 맨 마지막으로 나온 김양을 유인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명 씨가 범행 전에 여러 차례 범행 도구를 검색하고 점심 시간에 바깥에 나가 길이 28㎝ 흉기를 준비한 점 등을 근거로 ‘계획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명 씨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13세 미만 약취유인 살해) 혐의를 적용,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특정강력범죄처벌법은 범죄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공공의 이익, 국민의 알권리 요건 등이 충족하면 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10년부터 연쇄 살인사건을 저지른 유영철, 강호순 등 흉악범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