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은 20일 하동을 컴팩트 도시로 만들기 위해 해외도시 사례 답사로 최근 미국 애틀란타의 수와니 시와 둘루스 시, 뉴욕 시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 답사에는 하승철 군수와 미래도시 담당 부서 직원들이 함께했고, 군은 이들 미국의 도시 정책을 참고해 컴팩트 매력도시 조성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 애틀란타의 수와니 시청사 전경

▶애틀란타주의 중소도시 둘루스와 수와니의 변화

미국은 남한의 100배가 넘는 큰 대륙으로 자동차가 이동의 기본 수단이다.

자동차가 중심이 된 미국에서도 애틀란타의 작은 도시 수와니와 둘루스는 다운타운 내 보행을 통한 접근 체계를 마련하고, 시청사를 지역민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청사에서는 지역 축제가 열리고,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문화활동을 하는 등 활동으로 공간이 채워진다.

둘루스 시청사 뜰 전경

수와니 시청사 뜰 전경

이른바 시청사는 지역 문화와 역사를 반영하는 핵심 공간으로 넓은 광장과 공원이 함께하며, 인근으로 도서관과 묘지, 어린이 놀이터 등이 입지해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또한 특징적인 것은 주차장은 시민들의 보행 간섭을 최소화 하며 청사 뒤편에 작은 공간만 할애할 뿐이다.

수와니의 변화는 2002년 다운타운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시작되었다.

같은 해에 시청사, 공원 부지를 매입하고 2004년까지 청사 리노베이션, 광장과 공원 등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공유공간을 제공했다.

▶애틀란타의 폰즈시티마켓과 뉴욕의 첼시마켓으로 알아본 도시재생사례

애틀란타의 폰즈시티마켓과 뉴욕의 첼시마켓은 과거 폐공장으로 활용되던 곳을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리모델링해 쇼핑·문화·휴식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애틀란타의 폰즈시티마켓

뉴욕의 첼시마켓

폰즈시티마켓과 접해 철도로 이용되던 공간을 도시재개발사업인 ‘애틀란타 벨트라인’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순환 산책로로 만들었다.

‘애틀란타 벨트라인’ 프로젝트는 애틀란타 중심 지역을 둘러싼 35㎞에 달하는 폐철로를 활용해 녹색공간을 조성하고, 인근 지역의 교통 연계성을 강화하며 주택 건설을 촉진함으로써 쇠퇴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높였다.

도시의 규모는 다르지만 하동군과 애틀란타의 도시환경은 비슷하다.

과거 하동읍을 관통했던 경전선은 복선전철화로 폐철도가 되어 주민들의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으나, 여전히 구도심과 신시가지를 가로막고 있다.

도시의 연결성과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둑으로 남아있는 구간을 평탄화 해 도심을 연결하는 주요 축으로 만들고 인근 지역과의 연계성을 감안해 활용하면 재생 사례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폐철로를 활용한 또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는 뉴욕 하이라인 파크이다.

하이라인 파크는 바쁜 도심 속의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과거 상업용 철도로 이용되다가 1980년대 철로의 사용이 중단됐으며 2000년대 비영리 단체가 이끄는 지역 사회의 노력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고가 철로를 독특한 공공 공간으로 탈바꿈해 산책로, 자연공간, 전망대, 예술공간 등을 포함하는 혁신적인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하이라인 파크는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의 성공적인 모델로 손꼽힌다.

▶대도시 뉴욕의 세밀한 도시개발계획

뉴욕의 거리는 거리마다 다른 매력을 가진다.

이유는 뉴욕시에서 운영하는 POPS(Privately Owned Public Space-개인 소유 공공 공간) 프로그램과 거리별 가이드 라인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1961년부터 시작된 POPS 프로그램은 사유지 내 개방된 광장이나 공유 공간에 개발 방향을 설정하고, 대중에게 유용한 공간이 될 수 있을지를 지속 고민해 설계표준을 개선한다.

이러한 공공 공간은 길에서 쉽게 볼 수 있고, 길 옆에 좌석과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또 보도와의 레벨 차이를 두지 않아 출입을 위한 접근이 쉬우며, 열린 공간과 녹지를 조성함으로써 편안하고 매력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거리별 가이드 라인은 주요 가로변마다 특색에 맞춰 수립되어 있다. 건축물 1층의 투명성, 건축한계선, 외부 간판의 위치 등을 지정하고 사람의 행동 양식과 거리의 현황 등을 고려해 거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를 파악하여 가이드 라인이 운영된다.

▶휴식 공간 제공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리틀 아일랜드

뉴욕 맨해튼에 있는 대표적인 공원인 센트럴 파크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뉴욕 맨해튼 센트럴 파크 모습

빌딩 숲 사이에 조성된 3.41㎢ 규모의 도심공원은 공원의 높이가 도로의 높이보다 낮아 시야에서 도로와 차량이 차단된다. 이를 통해 공원 내 사람들은 더 안락한 공간으로 온전히 공원을 느낄 수 있으며, 주변 마천루와 조화를 이룬다.

공원의 주요 목표는 건강한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도시에 사는 모든 계층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1850년대 당시만 하더라도 일부 특권층만의 사적인 공간이었던 공원을 대중에게도 평등하게 누릴 수 있게 조성한 센트럴 파크는 이젠 뉴욕의 랜드마크로 자리한다.

리틀 아일랜드 공원은 허드슨 강변에 자리하는 공원이다.

항구 기능을 상실한 뒤 2011년 안전상의 문제로 폐쇄되었으나 2012년 민간 제안을 통해 피어(부두) 55 프로젝트를 논의하며 리틀 아일랜드 공원을 만들었다.

서로 높이와 모양이 다른 튤립 형태의 기둥을 132개를 강바닥에 박아서 만든 인공섬 공원은 높낮이를 활용한 산책로로 공원의 리듬감을 만들고, 이용객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과거 부두를 상징하는 구조물도 존치해 장소의 역사성도 살리고 있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미국 답사를 통해 도시의 개발 방향이 사람과 자연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넓은 땅을 소유한 미국에서도 다운타운 개발 시 컴팩트 도시공간과 보행 중심의 교통체계를 중요시함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