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안동에서 화마 속 할아버지와 반려견의 애절한 사연이 전해져 숙연케 했다.
31일 (사)동물구조단체 도로시지켜줄개 등에 따르면 안동의 한 마을에 사는 한 할아버지는 산불이 확산되자 위험을 직감하고 자신과 함께 지내던 개 '대추'에게 멀리 도망가라며 목줄을 풀어주었다.
경북 안동 산불 지역에서 화마를 피해 집을 나갔다가 불 탄 집에 다시 돌아온 개 '대추'
할아버지의 예상대로 집은 처참할 정도로 산불에 불타고 무너졌다.
반려견 '대추'가 살던 집에 화마가 닥쳐 불에 타고 깨져 형체를 찾을 수 없다. (사)도로시지켜줄개(@everlove8282) 인스타그램
그런데 타고 부서진 집으로 할아버지의 반려견 '대추'가 다시 돌아왔다. 모두 불에 탔지만 자신이 살던 집과 살갑게 챙겨주던 할아버지가 그리웠던 것이다.
하지만 돌아온 대추의 항문과 꼬리엔 불에 덴 상처가 벌겋게 나 있었다. 불을 피해다니느라 온 몸의 털은 지저분해져 있었다.
산불을 피하느라 온몸엔 벌겋게 상처가 난 대추 모습. 이런 몸 상태에서도 불이 잦아들자 자신을 돌보던 할아버지를 찾아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가 기거하던 공간은 화마에 타고 부서져 있었다.
다시 만난 인연에 할아버지에게 달려와 마냥 꼬릴 흔들며 좋아했다.
할아버지는 대추의 애틋한 이 행동에 눈물을 흘리며 어루만졌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집이 불에 타 새간살이마저 남아 있지 않아 대추에게 끼니를 줄 형편이 못 됐다.
(사)도로시지켜줄개 회원이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의 반려견 '대추'의 상태를 살펴보며 안정을 되찾는 훈련을 하고 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의 반려견 '대추'가 (사)도로시지켜줄개 회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상 (사)도로시지켜줄개(@everlove8282) 인스타그램
할아버지는 동물구조단체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 사연은 동물구조단체인 사단법인 '도로시지켜줄개'에 전해졌고 직원이 방문해 대추를 데려갔다.
할아버지는 다시 헤어지는 대추에게 어서 가라고 손짓을 했다.
"대추야. 여기 있으면 죽어, 어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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