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5일 최근 대규모 해킹 사고와 관련해 2300만 명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USIM)을 모두 무상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이는 2300만 SK텔레콤 가입자의 신상이 다 털렸을 수 있다는 뜻이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해킹 피해 규모가 얼마인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9일 밤 11시쯤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이용자 유심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는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가입 고객이 원하면 유심 카드를 무료로 교체해주겠다"고 밝혔다.
유심 교체는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 해킹 피해를 처음 인지한 18일 24시 기준 가입자 중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고객이 대상이다. 교체 장소는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다.
다만 일부 구형 워치 및 키즈폰은 교체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심 교체 초기 고객이 몰려 당일 교체가 어려울 경우 방문 매장에서 날짜를 예약하면 된다. 공항 유심 교체는 시간이 걸려 비행기 탑승을 위해선 시간 여유를 갖고 방문해야 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해킹 사고에 머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SK텔레콤
앞서 SK텔레콤은 피해 대책으로 '유심 보호 서비스'와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 Fraud Detection System)' 등의 조치를 내놓았었다.
이는 통신사에서 개통한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휴대전화에서 이용자의 정보와 일치하는 유심을 꽂았더라도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외 로밍을 이용할 수 없어 고객들의 불만이 컸었다. 이 서비스 가입자는 약 240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10% 수준이다.
SK텔레콤은 불만이 커지자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기기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해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킹 사고 이후인 19일부터 자비로 유심을 교체해도 소급 적용해 교체비를 돌려준다.
SK텔레콤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용자에게도 유심을 무상 교체해준다. 시행 시기와 방법은 각 알뜰폰 업체에서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18일 오후 6시 9분 사내 시스템 데이터가 의도치 않게 움직였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이어 19일 밤 11시쯤 해커에 의한 악성코드로 이용자 유심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20일 오후 4시 46분 보고했다.
규정상 이상이 처음 감지된 시간부터 24시간 내에 이를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데, 보고 시한을 약 22시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