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초여름을 막 지나 갑자기 체감온도가 30~35도를 오르내립니다. 남부 지방엔 불볕더위가 며칠간 기승입니다.

이번 여름꽃은 백합꽃입니다. 지금 막 피기도 하고, 활짝 핀 것도 있습니다. 순백색도, 진노랑색도, 분홍색도, 붉은색도 있어 종류도 다양합니다.

한자로 백합(百合), 즉 일백 백(百), 합할 합(合)입니다. 땅속의 비늘줄기(알뿌리)인 비늘잎이 100조각이 될 정도로 많다고 해서 백합이라고 불리었다고 합니다.

지구 북반구 온대 지방에서 자라며 교접종이 많아져 100여 종에 이른답니다.

향기가 매우 강합니다. 꽃밭에 한 송이만 피어도 강한 향기가 사방으로 퍼집니다.

꽃의 이미지는 깨끗하고 고아해 부활절백합, 마돈나백합이라며 순결한 처녀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보통 부르는 백합은 트럼펫이나 나발 모양으로 생긴 하얀색 백합을 말합니다.

5월초 줄기가 떵속에서 돋아나는 모습

꽃봉오리가 막 나오고 있다.

백합과엔 나리도 포함되는데 대체로 흰 건 백합, 붉은 것은 나리라고 합니다. 백합은 근사해 보이고. 나리는 수수한 느낌입니다. 참나리, 원추리도 백합과 비슷합니다.

백합과 나리는 같은 꽃으로 보기도 합니다. 한자어 백합은 우리말로 나리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유리, 미국에서는 릴리라고 불립니다.

나리는 국내 자생 꽃이고, 백합은 국내 자생 나리를 네덜란드로 가져가 원예종으로 개종해 다시 들여온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꽃이 산이나 들에 자리해 향기가 없으면 자생용 나리꽃이고, 정원에서 향기를 진하게 내면 백합이라고 보면 된다고 하네요.

한 송이가 구석에 피어 있어도 향기가 온 마당에 가득 채울 정도로 짙습니다.

장미가 화려하다면 백합은 우아하고 깨끗해 순결합니다. 꽃도 고개를 다소곳이 숙여 피어 우아함을 더합니다. 따라서 결혼식 부케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하얀 백합은 순수한 사랑, 순결, 변함없는 사랑을 의미해 깨끗함이 매력입니다. 주황색(분홍색) 백합은 '핑크빛 사랑, 열정'을 의미합니다.

꽃봉오리가 커다랗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 화단에선 꽃봉오리가 무리지어 드러낸 모습. 간혹 꽃잎이 벌어져 있다.

두 꽃봉오리 모습

세 꽃봉오리 모습

꽃봉오리 자태. 청순하고 고아하다.

꽃잎이 피어나는 모습

꽃잎을 벌린 백합 자태. 꽃잎 속 진한 갈색 꽃술이 모습을 드러냈다.

꽃잎 속 세계. 오므린 꽃잎의 신비로움을 보이고 있다.

활짝 핀 백합. 6개 꽃잎이 활짝 펼쳐진 가운데 갈색 꽃술도 몸체를 완전히 드러냈다.

백합의 순백색이 화려함보다 청순함으로 다가선다. 이상 정기홍 기자.

■ 백합 더 알기

백합꽃은 바소(vaso·그릇) 모양인데, 주로 숲과 수목의 그늘, 북향의 서늘한 곳에서 잘 자랍니다.

꽃은 큼지막하고 화피(花被·꽃받침과 꽃부리) 갈래는 6개 조각으로 떨어져서 나며 내면에 밀구(蜜溝)가 있습니다.

씨의 수명은 보통 3년입니다.

꽃의 느낌은 화사함입니다. 이런 아름다움에 백합은 예부터 세계 각지에서 진귀하게 여겨왔습니다.

땅속의 비늘줄기는 채소로 쓰는데 한의학에서는 백합과인 참나리의 비늘줄기를 약재로 사용합니다.

비늘줄기는 가을에 채취해 끓는 물에 약간 삶아 햇볕에 말립니다. 한약재 이름도 백합입니다.

백합 한약재는 달고 성질이 차서 열을 내리고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합니다.

또 폐를 촉촉하게 만들어 기침을 멎게 해주고 찬 공기를 접하면 예민하게 기침을 하는 사람에게 좋습니다. 마른 기침에 피가래가 나오는 병증상에도 활용합니다.

밤에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해 편안히 잠들지 못할 때 복용해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신경 과민이나 정신 불안으로 인한 초초한 증세에 좋다는 뜻입니다.

이런 증상에 잘 들어 이를 '백합 질환'이라고 부른답니다. 백합병은 입안이 쓰고, 소변이 붉고, 맥박이 약간 빠르고, 열증을 수반합니다.

이 병은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고 큰 병을 앓고 난 뒤 생기기도 한답니다. 특히 심장과 폐에 음액이 부족해지고 내열이 생기면 발생하는 병이라고 합니다. 갱년기증후군으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약으로는 생것을 먹지만 기침에 사용 때는 밀자(蜜炙·한약재를 꿀물에 담갔다가 굽는 것)를 해서 먹으면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백합 500g에 꿀 30g 정도를 타서 약한 불에 물기가 없어지도록 졸인 연밀(煉蜜·약한 불에 물기가 없어지도록 졸인 꿀)을 복용합니다.

또한 이러한 백합병에는 백합지황탕이나 백합지모탕으로 처방해 먹으면 효험이 있습니다.

지황(地黃)과 지모(知母)는 화를 내리고 열을 식혀주며, 건조한 것을 촉촉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데 백합의 효능과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